류중일(51) 감독은 아시안게임(AG) 대표팀의 상대적으로 적은 훈련량에 대해 생각을 밝혔다. 그는 "지금은 정규 시즌 막바지다. 다들 소속팀에서 시즌 내내 경기를 치르고 왔다. 훈련을 많이 시키기보다 재충전을 하면서 에너지를 모을 때다"고 말했다.
AG 대표팀의 공식 훈련이 어느덧 3일 차에 접어들었다. 지난 15일 소집과 기자회견을 마친 선수들은 16일 오후 2시부터 잠실 구장에서 약 2시간 30분 동안 공식 훈련에 들어갔다. 이튿날인 17일도 마찬가지였다. 외야에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 선수들은 배팅 케이지에서 타격과 기본 수비 포메이션 훈련을 소화했다. 절대적 시간이나 밀도 면에서 강도가 세진 않았다. 이후 스케줄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표팀은 18일 잠실구장에서 간단한 훈련을 하고 LG와 수비 부분에 방점을 찍은 평가전을 치렀다.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마련된 선수촌 입촌 날인 19일에는 훈련이 없다. 이후 20~21일에는 대회 조직위에서 배정한 공식 훈련 시간(1시간 30분)에 훈련하는 것이 전부다. 22일 태국과의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르고, 대만전을 하루 앞둔 23일에는 훈련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류 감독은 "훈련이 그리 길지 않은 편이다. 17일에도 외야 펑고 수비 훈련을 1인당 7~15개 정도 받았다. 개인 배팅 훈련도 20개 정도 쳤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열린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WBC 대표팀을 이끈 류중일 감독은 대만 도류에서 열린 전지훈련에서 강도 높은 훈련량을 지시했다. 외야 펑고는 물론 배팅 훈련도 평소 소속 팀에서 하던 것보다 2배 가량 많았다. WBC에 나섰던 한 선수는 "살이 빠질 정도로 훈련량이 정말 많았다. 대회가 시작할 때쯤 컨디션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상반된 훈련 스케줄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WBC는 시즌 개막에 앞서 열렸다. 4월 개막에 대비해 스프링캠프에서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시기였다. 때문에 훈련 시간과 강도를 촘촘하게 이어가 가능한 빨리 몸 상태를 끌어올려야만 했다. 반면 9월에 열리는 AG는 다르다. 차출된 선수들 모두 소속팀에서 정규 시즌을 80%이상 소화했다. 크고작은 잔부상과 피로가 누적된 상태다.
오히려 휴식을 주면서 원래 기량을 100%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류 감독은 "지금은 선수들에게 많은 시간 동안 훈련하라고 지시할 시기가 아니다. 기본 훈련을 하고 휴식을 주면서 에너지를 모을 때다"며 "지난 WBC처럼 시즌 초반이거나 정규시즌 시작 전이라면 훈련을 더 늘렸을 것이다"고 말했다. 대신 베일에 가린 상대의 전력분석은 틈틈이 이어갈 계획이다. 류 감독은 "19일 평가전에 앞서서 투수와 야수조를 상대로 대만전에 맞춘 전력분석을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