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토 자케로니(66·이탈리아) 아랍에미리트(UAE) 축구대표팀 감독이 다시 한번 아시아 정상에 오를까?
2019 아시안컵 개최국 UAE는 15일(한국시간) UAE 알아인의 하자빈자예드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예선 A조 3차전 태국과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승점 1을 보탠 UAE(승점 5·1승2무)는 태국(승점 4·1승1무1패)을 2위로 밀어내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UAE는 1980년 대회부터 10차례나 아시안컵에 출전했지만, 단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적이 없다. 최고 기록은 1996년 자국 대회 준우승.
자케로니는 UAE의 우승의 한을 풀어 줄 지도자다. 그는 이번 대회 24개 출전국의 사령탑 중 유일하게 우승 경험을 가진 명장이다. 자케로니 감독은 2011년 카타르 대회에서 일본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우승을 차지했다. 폭스스포츠 아시아판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명장 5인에 마르첼로 리피(중국 감독)·스벤 예란 에릭손(필리핀 감독) 등과 함께 자케로니를 꼽았다.
자케로니는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일찌감치 접고, 30세에 당시 이탈리아 4부리그 체세나티코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승승장구했다. 데뷔 시즌에 4부리그 우승을 이끈 뒤, 감독 2년 차 때 3부리그 우승까지 접수했다. 이후 우디네세를 시작으로 AC 밀란·라치오·인터 밀란·유벤투스 등 이탈리아 세리에 A(1부리그)의 명문 클럽을 이끌었다. 1998~1999시즌에는 AC 밀란을 리그 정상에 올려놓으며 마침내 명장 반열에 올랐다.
2010년엔 오카다 다케시 감독에 이어 일본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오카다 감독의 연봉 1억 엔(약 10억3000만원)의 두 배인 2억 엔(약 20억6000만원)을 받는 파격 대우였다. 자케로니는 부임 초기부터 일본 팬을 사로잡으며 높은 몸값에 부응했다. 그는 데뷔전인 아르헨티나와 친선전을 1-0 승리로 이끌었고, 이듬해 열린 아시안컵에선 한국(준결승)과 호주(결승)를 연달아 격파하며 우승했다. 한국 축구에 눌려 있던 일본은 자케로니에 열광했다. 일본 팬들은 자국 대표팀을 가리켜 '자케로니 재팬(자케로니가 이끄는 일본 축구)'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자케로니 감독은 '자케로니 UAE' 열풍을 꿈꾼다. 2017년에 UAE 감독을 맡은 그는 알 아인·샤밥 알아흘리 두바이·알 자지라 등 주요 3개 팀 위주로 선수단을 구성하고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했다. 평소 리그에서 손발을 맞추던 선수들이 대표팀에서도 함께하다 보니, 손발은 착착 맞아떨어졌다. UAE는 유명한 유럽파 선수는 없지만,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성장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조별예선 바레인과 1차전에서 1-1로 비긴 뒤, 인도와 2차전에서는 2-0으로 이기며 잡아야 할 경기는 반드시 잡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자케로니 감독은 이미 8강을 바라본다. 그는16강 진출을 확정한 태국전 직후 "16강전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는 게 목표"라면서 "우리는 아직 팬들의 기대치만큼 하지 못하고 있지만, 더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 안방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