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의 우승 경쟁 구도 속에 두 팀의 토종 공격수 대결도 뜨겁다. 조세 모라이스 감독 아래서 '황태자'로 자리매김한 김신욱(전북) 그리고 빠른발을 앞세워 김도훈 감독의 '믿을맨' 자리를 꿰어 찬 김인성(울산)이 주인공이다.
김신욱과 김인성, 두 명의 선수는 각각 전북과 울산을 이끄는 공격의 핵심이다. 사령탑의 두터운 신뢰 속에 올 시즌 리그에서 나란히 5골을 터뜨린 두 선수는 이제 한 바퀴를 돈 득점왕 경쟁에서도 선두권을 형성하며 엎치락뒤치락 대결을 이어 가는 중이다.
전북의 '고공 폭격기' 김신욱은 올 시즌 기복 없이 득점을 이어 간다. 더블 스쿼드를 자랑하는 전북의 로테이션 정책 속에서도 리그 12경기에서 5골,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포함 8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8일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12라운드에서도 골을 터뜨리며 팀의 3-1 대승에 힘을 보탰다.
꾸준한 활약을 보여 주는 김신욱의 모습에 모라이스 감독도 전폭적인 신뢰를 보낸다. 이동국과 함께 팀 내 가장 확실한 공격 자원으로 김신욱을 활용 중인 모라이스 감독은 제주전이 끝난 뒤에도 "계속 득점해 주면서 팀에 긍정적 요소가 되고 있다. 장점을 더 끌어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그에 대한 믿음을 전했다.
김신욱이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것은 2011년과 2013년이다. 당시 김신욱은 한 시즌을 통틀어 19골을 넣었는데, 특히 2013년에는 리그에서만 19골을 기록하는 활약을 펼쳤다. 2015년에는 18골로 K리그 클래식(1부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재미있는 것은, 이 모든 게 2016년 전북 이적 전까지 울산 소속으로 세운 기록이라는 점이다.
전북에 김신욱이 있다면 울산에는 김인성이 있다. 주니오와 함께 5골로 득점 선두에 오른 김인성은 올 시즌 K리그1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내셔널리그 강릉시청에서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CSKA 모스크바에 입단하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가, 이후 성남 FC와 전북·인천 유나이티드를 거쳐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빠른발을 앞세운 질주로 상대 진영을 거침없이 휘젓는 김인성은 올 시즌 어느 때보다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특히 11라운드 전북과 맞대결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선두 탈환에 앞장서는 등 중요한 장면에서 '한 방'을 터뜨리며 김 감독의 신임을 얻고 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K리그 무대를 뛰면서 5골이 개인 최다골이었던 김인성은 올 시즌 일찌감치 5골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까지 가는 발판을 놓았다.
울산에서 전북으로, 전북에서 울산으로 이적하며 옷을 바꿔 입은 두 선수의 활약은 현대가 선두 경쟁을 지켜보는 또 하나의 재미다. 여기에 대표팀 승선이라는 또 하나의 '이슈'도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6월 A매치를 앞두고 K리그 현장을 돌아보며 선수들을 점검 중인데, 1위 경쟁 중인 울산과 전북은 '관찰 1순위'로 꼽힌다. 벤투 감독 체제에서 대표팀에 한 번도 불리지 못한 김신욱과 그동안 대표팀과 인연이 없었던 김인성 모두 최근 활약을 바탕으로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지 궁금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