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활동기간(12월1일~1월15일) 선수들의 단체 훈련 금지 원칙이 올 겨울 논란이 됐다. 비활동기간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각 구단 등 3자가 합의해 야구 규약에 명시돼 있다. 최근 몇 년간 선수협과 구단은 비활동기간을 두고 별다른 잡음 없이 준수해 왔다.
그런데 선수협은 이달 초 총회를 열고 '구단이 단체 훈련을 강제적으로 실시할 경우 엄중한 제재를 부과하겠다'는 규약을 재강조했다. 이후 선수협은 이같은 강경 태도를 김성근 한화 감독 탓으로 돌렸다. 비활동기간을 준수해 12월 훈련을 실시하지 않고 있는 한화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뛴 주전급 선수까지 재활선수로 포함시켜 12월 훈련을 실시할 계획을 내비쳤던 김성근 감독이 선수협 집행부를 자극한 셈이다. 선수협 집행부의 강경 발언으로 김 감독의 12월 대규모 재활 훈련은 무산됐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 탓에 비활동기간 훈련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선수협은 선수들의 최소한 휴식 보장과 합의된 규약의 준수를 내세운다. 반면 기량 발전을 위해 저연봉 선수, 자발적으로 훈련을 하고 싶어하는 선수들에겐 구단의 훈련 시설과 기회를 제공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응용, 김성근 등 명장들은 선수협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훈련이 정말 필요한 선수들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모적인 감정 싸움을 주고 받을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비활동기간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새로운 방안을 논의해 개선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매년 12월만 되면 논쟁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비활동기간에 대한 융통성을 요구하는 현장 지도자나 구단 관계자의 의견도 적지 않다.
KBO 관계자는 19일 "현재 규약은 3자(KBO, 선수협, 구단)가 같이 모여 합의한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잘 지켜왔다. 그런데 올해 희한하게 특별하게 문제가 없는데 불거졌다. 결과적으로 한화도 규약을 위반하지 않고 준수했다"며 "선수협이 또다른 가이드라인(재활 선수의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 같은데, 한 쪽의 일방 주장보다는 3자가 모여 신중하게 현실적으로 들여다 볼 문제다. 지금의 안이 이해당사자들간의 중재안과 이상적인 모델로 정해놓은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비활동기간에 대해 의견이 있다면 제대로 된 논의과정을 거쳐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각 구단도 비활동기간에 대해 크게 불만이 없는 팀이 있는가 하면, 아쉬움이 있는 팀도 있다. KBO 관계자는 "구단과 선수협회의 의견을 들어보는 자리가 필요하다. 올해 윈터미팅에서 비활동기간에 대한 안건은 없다. 내년 이후를 위해 다른 방식으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들어볼 계획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