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대표팀의 안방마님 강민호(29·롯데)는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을 남다른 각오로 준비했다. 국내에서 열리는 종합대회인 만큼 금메달을 목에 거는 건 당연한 목표다. 그러나 개인적인 목표는 따로 있다.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보다 적은 실점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자신이 투수 리드를 잘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강민호는 "경기 시작하고 공 10개 안에서 결정이 난다고 본다. 투수들의 컨디션을 빨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승부를 그 안에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대회에서는 상대에 대한 전력 분석, 타선의 타격감 등 여러 요인들이 승패에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이 있듯 투수들의 당일 투구 컨디션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강민호 역시 이 점을 알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기 시작 후 투수가 던진 공 10개 안에 각 구종의 구위를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제구가 잘되는 구종을 선택해서 적절한 볼배합으로 투수를 이끌어야 한다.
강민호는 지난 18일 열린 LG와 평가전에서 4회까지 마스크를 썼다. 선발 홍성무가 직구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며 실점하자 곧바로 변화구 위주로 볼배합을 바꿨다. 에이스 김광현이 마운드에 있을 때는 그의 의사를 존중했다. 강민호는 초구로 직구를 선택한 뒤 두 번째 공은 김광현의 의사를 물었다. 김광현은 다시 직구를 원했다. 비록 최승준에게 홈런을 허용했지만, 당시 강민호는 "김광현이 직구를 점검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의사를 따랐다. 지금은 컨디션 점검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민호는 대표팀에서 가장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매일 김정준 대표팀 전력분석원과 미팅을 하면서 상대에 대한 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한 불펜에서 투수들의 공을 받으면서 구종과 컨디션 체크도 함께 하고 있다. 타격과 수비 훈련 역시 빼놓지 않고 있다.
강민호는 "평가전과 본 경기는 다른 만큼 우리 투수들의 투구 컨디션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투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성향을 파악했다. 김광현, 양현종은 이전 대표팀에서 공을 받아본 만큼 큰 어려움은 없다"고 했다. 이어 "광저우 대회보다 적은 실점으로 우승하고 싶다. 목표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광저우 대회에서 대표팀은 5경기에서 총 5실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