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베어스 사건'은 2005년 발생했다. 대만프로야구(CPBL) 출범 16년째 시즌이었다.
그해 상반기리그는 라뉴 베어스와 싱농 불스의 치열한 경쟁으로 펼쳐졌다. 상반기 챔피언이 걸린 마지막 시리즈에서 싱농은 라뉴에게 4연패를 당했다. 라뉴는 경쟁에서 탈락했고, 상반기 우승은 청타이 코브라스에게 돌아갔다. 지나치게 극적인 결과에 많은 이들이 의혹을 가졌다.
이후 싱농의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코치 테드 마르티네스, 내야수 루이스 트리니다드, 파나마 출신 투수 레닌 피코타(전 한화) 등이 시즌 중 갑자기 귀국했다. 중신 웨일스 투수 에밀리아노 기론(전 롯데)도 슝디 엘리펀츠를 상대로 1경기 11볼넷을 내줬다. 통이 라이온스의 홈런·타점왕 이지 알칸타라(전 LG·두산)는 품행 문제로 해고됐다. 이상한 일들이 계속 일어났고, 의혹은 더 커져만 갔다.
그 해 7월 26일 라뉴의 포수 천차오이가 통이전 도중 경찰에 연행됐다. 이를 시작으로 모두 22명의 선수 및 구단 관계자가 승부조작 혐의로 체포됐다. 이 중 라뉴 베어스 소속이 9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래서 이 사건에는 '블랙 베어스'라는 별명이 붙었다. 외국인 선수도 9명이나 됐다. 롯데 출신 기론은 10만 달러 보석금을 낸 뒤 가택연금을 당했고, 결국 무혐의로 풀려났다.
이듬해 사건이 종결됐을 때 모두 8명이 기소됐다. 증거불충분으로 인한 불기소 4명, 기소유예 1명에 나머지는 무죄방면이었다. 블랙 베어스 사건은 CPBL에서 세 번째로 발생한 굵직한 승부조작 스캔들이었다. 이때부터 대만 폭력조직은 중개인을 앞세운 승부조작 방식을 본격적으로 사용했다는 게 특징이다. 이전에는 조직이 직접 선수를 포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