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올해 지옥과 천국을 오가는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며 2002년 이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지만, 올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한때 꼴찌로 추락했다. 이 과정에서 김기태 감독이 사퇴하는 풍파를 맞기도 했다. 양상문 감독 체제로 바뀐 LG는 마운드의 안정을 앞세워 빠르게 반등했다. 전반기를 7위로 마쳤지만, 후반기 들어 14승11패로 5할 승률을 넘기면서 어느새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26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주장 이진영(34)은 반등의 원인을 두고 "반성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난 뒤 주위에서 'LG가 자만하느냐, 자신감을 갖느냐가 올해 성적의 관건'라는 말을 했다"며 "우리는 '자만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우리도 모르게 자만을 했던 것 같다. 선수들이 이 부분에 대해 반성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LG는 지난 주 5경기에서 4승1패의 호성적을 거두며 5위 두산과 승차를 2경기로 벌렸다. 그러나 언제 요동칠 지 모르는 중위권 싸움인 만큼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이진영은 "2경기 차이는 26~27일 두산과 치르는 2연전 결과에 따라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며 "우리는 9위까지 떨어졌다가 4위로 올라왔다. 그만큼 시즌이 길고, 시간이 많았다는 뜻이다. 아직 20경기 이상 남은 만큼 두산 뿐만 아니라 다른 팀도 언제든지 우리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진영은 우천 취소가 된 이날 경기에서 중견수로 선발 출장이 예정됐다. 외국인 타자 스나이더가 골반 부상으로 인해 경기를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이진영이 당분간 LG의 센터라인을 이끌어야 한다. 그는 "코너 외야수(좌·우익수)와 중견수는 아무래도 행동반경이 다르다"고 설명하며 "마음처럼 될지는 모르겠지만, 양쪽 외야수를 위해 내가 더 움직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진영은 "올 시즌을 꼭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짓고 싶다"고 했다. 여기까지 올라온 만큼 절대 4강 싸움에서 절대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였다. 그는 "반드시 그래야 한다"며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