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순진한 '아기공룡'이 아니다. 1군 진입 2년 만에 포스트시즌(PS) 무대를 밟으며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NC의 2015년이 더 강하고 밝은 이유다.
NC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에서 11-3으로 졌다. 지난 3차전에서 4-3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플레이오프(PO) 불씨를 다시 이어갔던 NC는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가을 축제에서 물러나게 됐다.
할 말이 있는 패자다. NC는 지난 4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5-4 승리,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정규시즌 3위를 확정지었다. '형님구단'인 LG, KIA, 두산, SK도 밟지 못한 PS 무대를 창단 3년, 1군 진입 2년 만에 이뤄냈다. 일찌감치 3위에 오른 NC 수장은 준PO 구상에 돌입했다. 그러나 신선한 막내 구단의 돌풍은 1차전부터 산산히 깨졌다.
NC는 앞선 준PO 1~2차전에서 연패를 당했다. 홈 구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는 3-14로 대패했다. 가을야구에 처음 나서는 젊은 선수들이 긴장했다. 정규시즌 내내 펄펄 날며 도루 부문 2위에 오른 박민우는 해선 안 될 실수를 여러번 저질렀다. 선발 투수들도 압도적인 PS분위기 속에서 제 역할을 못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정규시즌에서는 자주 볼 수 없었던 경기를 한다. 분위기가 다소 붕 떠있다. 어린 선수들이 주눅을 들까 걱정이다"고 한숨쉬었다.
그러나 경기가 거듭될수록 선수들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2패로 벼랑 끝에 몰린 NC는 지난 3차전에서 4-3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PO 희망을 놓지 않았다. 마산구장보다 훨씬 더 넓은 구장에 왔지만 흔들리지 않고 원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베테랑' 이호준의 홈런포와 포수 김태군의 쐐기 득점이 승리 원동력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준PO 경기를 치를 수록 선수들이 한결 더 차분하게 경기를 한다. 나아지고 있다"고 했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을 얻었다. 믿었던 외국인 투수들과 어린 야수들이 자기 몫을 다 하진 못했다. 그러나 큰 무대, 단기전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게됐다. 김경문 감독은 이번 시리즈에 고전한 박민우, 김태군, 이민호 등 젊은 선수들 끝까지 믿었다. 비록 당장 성적은 못내더라도 미래 가치를 내다봤기 때문이다. 김경문 감독은 "이번 준PO에서 못한다고 뺄 수 없다. 이 선수들은 NC를 짊어지고 갈 미래다. 지금 몇 경기 지더라도 앞으로 더 많은 승리를 가져다 줄 자원이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