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활동기간 동안 KT 간판 타자 강백호(22)는 메이저리거가 된 김하성(26·샌디에이고)과 함께 운동했다. 둘은 같은 에이전시(에이스펙코퍼레이션) 소속이며, 전담 트레이너도 같다. 함께 대화하고 식사할 시간이 많았다고.
강백호는 비시즌 웨이트 트레이닝에 매진했다. 김하성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강백호는 "원래 나는 '쇠(운동 기구)'와 거리가 있는 선수였다. 그러나 하성이 형으로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의 중요성을 많이 들었다. 요일별 프로그램을 짜서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백호의 현재 체중은 98㎏. 지난 시즌 종료 후보다 5㎏ 늘었다. 올해는 시즌 중에도 근력 운동을 병행할 생각이다.
강백호는 미국 스포츠 중계 매체 ESPN이 "메이저리그(MLB)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 뽑힐 수준의 유망주"라고 소개한 선수다. 김하성과 함께하며 '꿈의 무대' 진출을 향한 열망이 더 커졌을 것이다.
강백호는 조바심을 내지 않는다. 그는 "하성이 형이 많이 노력했기 때문에 (MLB 진출)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준비한 뒤 도전하는 게 맞다. 현재 상황을 잘 헤쳐나가고, 더 발전해서 KT에 도움이 되는 게 먼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하성처럼 KBO리그에서 최고 선수로 인정받는 게 MLB 진출의 필수 조건이라고 판단했다.
벌크업(bulk up·근육량을 증대시키기 위한 운동)에 매진하고 있는 이유도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서다. 단순히 장타력 향상에 연연하지 않는다. 강백호는 "꼭 홈런을 더 많이 치기 위해서 벌크업을 하는 게 아니다. 새로운 시도를 통해 내가 어떤 방향으로 달라질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전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기대하는 가장 큰 효과는 부상 방지다. 강백호는 2019시즌, 파울 타구를 잡으려다 그물망을 고정하는 구조물에 손바닥이 찢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2020시즌에는 슬라이딩을 하다가 손목을 다쳤다.
강백호는 "2020시즌 손목 부상으로 3주 동안 이탈했던 시간은 정말 아쉬웠다"고 돌아보며 "풀타임을 뛰었을 때 어떤 결과(성적)를 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다음 시즌 목표 설정을 제대로 하기 위해 부상이 없이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소속팀 KT의 도약도 노린다. 2020시즌 최우수선수(MVP) 멜 로하스 주니어가 KT에서 일본 리그(한신)로 이적했다. 이 때문에 KT의 장타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백호는 "모든 선수가 힘을 모아 로하스의 빈자리를 메우면 된다"며 "KT가 지난해 깜짝 돌풍(정규시즌 2위)을 일으킨 팀이 아니라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낸다는 인식이 생기도록 만들고 싶다. 매 시즌 5강 안에 드는 게 당연한 팀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