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새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헤일(31)은 2위 자리가 위태로워진 팀에 구원군이 될 수 있을까.
한화가 공들여 영입한 헤일이 마침내 팀에 합류했다. 지난 21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캐치볼과 불펜피칭을 소화했고,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첫 불펜피칭을 소화하며 리그 첫 등판(24일 대전 KIA전)을 준비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인상이 아주 좋고 영리한 선수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불펜피칭을 지켜보니 제구가 들쑥날쑥하지 않고 안정감이 있는 투수 같아서 기대가 크다"고 했다.
헤일은 올 시즌 뉴욕 양키스에서 뛴 오른손 투수다. 2013년 애틀랜타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2015년 콜로라도, 2018년 미네소타와 양키스를 거쳤다. 빅리그 성적은 70경기에서 10승10패 평균자책점 4.49. 올 시즌엔 4경기에서 불펜으로만 등판해 13⅔이닝 16피안타 7실점을 기록했다. 한화는 "평균 시속 140㎞대 중·후반인 직구를 던지고,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체인지업·슬라이더·커브를 비롯한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고 했다.
한화는 연봉 57만5000달러에 계약했던 '육성형 외인' 제이슨 휠러를 내보내고 대체 선수 헤일과 50만 달러에 사인했다. 당초 한 신임 감독 부임과 함께 올 시즌을 '리빌딩 원년'으로 삼았지만, 한화가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으로 리그 상위권을 내달리자 전략 수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철벽 불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했던 선발진에 무게를 실어 주고, '포스트시즌 2선발'을 맡아 줄 만한 강력한 외국인 투수가 필요했다. 헤일이 바로 그 역할을 맡을 선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 감독은 "투수가 머리를 잘 쓴다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삼성 윤성환처럼 매번 등판을 앞두고 각 타자와 승부를 머릿속에 그려 보고 계산할 줄 아는 투수가 성공하는 법"이라며 "헤일은 엘리트 집안에 명문대(프린스턴대)를 졸업했는 만큼 머리가 좋다. 큰 장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헤일도 기대에 차 있다. "이미 몇 차례 한국과 인연을 맺을 기회가 있었지만 계약에 묶여 번번이 실패하다 마침내 오게 됐다"며 "한화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게 돼 기쁘고, 나를 선택해 준 한화에 고맙다. 새로운 야구를 경험하게 돼 흥미롭다"고 했다.
출산휴가로 미국에 있는 동료 투수 키버스 샘슨은 아직 만나지 못했지만, '한화 선임자' 제러드 호잉과는 이미 연락을 주고받았다. 두 선수의 아내들도 통화로 한국 생활에 필요한 부분을 교류했다. 헤일은 "야구 자체보다 한국에서의 생활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들었다"며 "(한국이 무척 덥지만) 내 고향인 조지아주와 비슷하다. 금방 몸을 풀고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새 리그에 오자마자 본격적으로 전쟁에 투입된다. 한 감독은 "헤일이 24일 화요일 KIA전에 이어 29일 일요일 두산전에 로테이션대로 등판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