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베트남 축구 역사를 새로 쓰는 최초의 기록을 연이어 달성했다. 지난 1월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이 시발점이다. 베트남 축구 역사상 AFC 대회 결승에 처음 올랐다. 또 지난 8월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4강에 진출했다. 이 역시 최초의 기록이다. 베트남 축구의 역사를 다시 쓴 박 감독은 '국민 영웅'으로 등극했다. 베트남은 '박항서 신드롬'으로 너무나 뜨거운 상태다.
'박항서 매직'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더욱 강력한 힘으로 전진하고 있다. '박항서 매직'은 또 한 번의 최초의 길로 가고 있다. 바로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이다.
베트남은 지난 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부킷 잘릴 국립경기장에서 펼쳐진 스즈키컵 결승 1차전 말레이시아와 경기에서 2-2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베트남은 응우옌후이흥과 팜득후이의 골로 2-0으로 리드를 잡았지만 이후 연이어 실점하며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원정에서 2골을 넣었고, 무승부를 기록한 것은 베트남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베트남은 오는 15일 홈구장인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결승 2차전을 치른다. 우승을 향한 마지막 문턱이다.
베트남이 우승을 차지한다면 베트남 축구 역사는 다시 쓰인다. 스즈키컵 우승은 베트남 최초의 역사가 아니다. 베트남은 10년 전인 2008 스즈키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박항서 매직' 앞에 열린 최초의 길은 스즈키컵 '무패 우승'이다.
2008년 대회에서 베트남은 B조에 속했고, 조 2위로 4강에 진출했다. 뼈아픈 1패가 있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라이벌 태국에 0-2로 패배한 것이다. 3전 전승을 거둔 태국에 조 1위를 내줘야 했다. 2승1패, 조 2위로 4강에 오른 베트남은 싱가포르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 조별리그에서 패배했던 태국을 넘어서며 첫 번째 우승 영광을 품었다. 결승 1차전에서 2-1로 승리한 뒤 2차전에서 1-1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2018년 대회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베트남은 A조에 속해 무패 행진을 달렸다. 3승1무, 당당하게 A조 1위로 4강에 올라섰다. 4강에서도 필리핀에 2연승을 거뒀다. 결승 1차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했고, 2차전에서 무승부 혹은 승리를 거둔다면 '무패 우승'으로 우승컵을 품에 안을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박항서 매직'이 또 하나의 베트남 축구 역사 최초의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박 감독은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결승 1차전이 끝난 뒤 "2골을 먼저 넣고 2골을 허용했다. 아쉽기는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정말 잘했다. 열심히 싸웠다"며 "2차전 하노이로 가면 베트남 팬들의 응원을 받아 꼭 승리할 자신이 있다. 원정에서 2골을 넣은 어드밴티지가 있다. 홈에서 우승을 확정하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