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26일까지 팀 홈런 37개를 기록해 이 부문 1위다. 리그 전체적으로 장타와 홈런이 줄어든 가운데, SK는 독야청청이다. 팀 홈런 최하위 LG(12개)의 3배가 넘는다. 리그 평균(18개)보다 2배 이상을 더 쳤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팀 홈런 242개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2003년 삼성이 기록한 역대 팀 홈런 최고 기록(213개)을 가뿐하게 경신한다.
장타 군단을 이끄는 선두 주자는 단연 3번 타자 최정이다. 최정은 25일 잠실 LG전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때려 내며 이 부문 단독 1위를 유지했다. KBO 리그 역대 6번째로 '1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 중이다. 뒤이어 한동민이 홈런 7개로 이대호(롯데)와 공동 3위. 김동엽이 홈런 6개로 공동 5위다. 세 선수가 합작한 홈런이 현재 23개. 웬만한 팀의 전체 홈런에 맞먹고 있다. 힐만 감독은 최정-김동엽-한동민으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를 자주 가동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건 중심타자의 나이다. 1987년 2월생인 최정의 나이는 이제 만 서른이다. 한동민은 27세. 김동엽은 26세로 셋 중 가장 어리다. 다른 팀의 중심타선과 비교했을 때 선수들이 젊다. 외국인 타자 없이 국내 타자들로만 클린업트리오를 꾸렸고, 파괴력 있는 성과를 내면서 '미래'가 더 기대되는 팀으로 변모했다. SK는 팀 내 홈런 4위(5개)인 이홍구의 나이도 26세다. 26~30세 사이에 있는 타자 4명이 장타 군단을 지탱하는 자양분이 되고 있다.
힐만 감독의 생각도 비슷하다. 2003년부터 5년 동안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의 사령탑을 역임한 힐만 감독은 "(니혼햄과 비교했을 때) SK 라인업이 조금 더 젊다"고 평했다. 니혼햄 시절 힐만 감독은 오가사와라 미치히로-페르난도 세기뇰-이나바 아츠노리로 중심타선을 만들었다. 세 선수의 나이가 모두 30대 초·중반이었다. 힐만 감독은 "SK 라인업은 장기적으로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라며 "팬들도 기뻐할 것이다. 오랫동안 파괴력 있는 타선과 홈런 타자를 볼 수 있다는 게 좋은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감독의 기대대로 젊은 선수들이 시즌 초반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프로야구에서 '시즌 팀 홈런 200개'는 역대 5번(1999년 해태·1999년 삼성·2000년 현대·2003년 삼성·2015년 넥센)밖에 없다. 과연 SK가 6번째 기록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관건은 중심타선을 책임지고 있는 젊은 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