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이면 시즌 전 구상했던 선발 투수들이 마침내 한자리에 모인다. 4강 진출의 끈을 놓지 않은 KIA의 후반기는 이들에게 달렸다.
선동열(51) KIA 감독은 지난 9일 문학 SK전에 앞서 송은범(30·KIA)의 1군 복귀 소식을 전했다. 그는 "(송)은범이가 밸런스도 좋아지고, 몸 상태에도 큰 이상이 없다고 한다. 당장 선발 투수로는 어렵겠지만 오는 주말 롯데와의 광주 3연전에서 중간 계투로 올려 상태를 점검할 예정"이라고 했다. 송은범은 지난 8일 화성에서 열린 퓨처스(2군)리그 넥센전에 선발로 나서 5이닝 동안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송은범의 복귀로 KIA는 오랜만에 선발진을 한데 모았다. 선동열 감독은 시즌 전 양현종-홀튼-김진우-송은범-임준섭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을 구상했다. 개막 후에는 지난 4월 넥센에서 트레이드해온 김병현이 선발진에 새로 끼었다. 그러나 믿었던 송은범-김진우 카드를 쓰지 못했다. 송은범은 5월 23일 롯데전에서 어깨를 다쳤다. 오른쪽 견갑하근 미세 부분 파열 진단을 받은 그는 재활군에 합류했다. 선 감독은 이번시즌 뒤 프리 에이전트(FA)를 맞는 송은범에게 기대를 걸어왔다. 이미 지난해 FA 취득을 한 시즌 미룬 만큼 "가만히 둬도 알아서 잘해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송은범은 1군 10경기에서 3승4패, 평균자책점 7.34에 그쳤다.
양현종(26)과 함께 원투 펀치를 맡아줄 거라 기대됐던 김진우(31)는 정규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팀에서 이탈했다. 시범경기에서 허벅지에 타구를 맞고 2개월가량 재활군에 있었다. 김진우가 5월14일 1군에 돌아오자, 얼마 있지 않아 송은범이 바통 터치를 하듯 2군으로 내려갔다. 결국 KIA는 완벽한 선발진으로 제대로 경기를 못해봤다.
타이거즈의 후반기는 송은범-김진우에게 달렸다. KIA는 두 투수의 빈자리를 한승혁-신창호-박경태 등으로 돌려가며 막았다. 선발을 맡기에는 경험과 제구에서 아쉬움이 남는 선수들이었다. 6월1일 최영필이 합류하며 불펜에 숨통은 틔었으나 여전히 마운드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송은범이 돌아오면 기존 선발진 중 한 명을 롱릴리프로 전환할 수 있다.
그렇다고 아직 낙관하기엔 이르다. 최근 2경기에서 불펜으로 나서며 컨디션을 점검했던 김진우는 지난 9일 선발 복귀전에서 4⅔이닝 동안 5피안타 5볼넷으로 5실점했다. 빠른 공을 던졌으나 제구력과 자신감이 문제였다. 송은범도 불펜에서 테스트를 받아야 선발진 복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선동열 감독은 "타격은 흐름이 있지만, 투수는 꾸준하다. 마운드가 강해야 경기에서 이긴다"고 말해왔다. '믿었던' 두 카드의 복귀, KIA의 후반기를 밝혀줄 '조커'가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