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이 19일 오후 6시부터 일본과 결승전을 치른다. 개막전에서 연장 '승부치기' 승부 끝에 7-8로 역전패한 뒤 이튿날 열린 대만전에서는 1-0으로 신승을 거뒀다. 일본이 18일 경기에서 대만에 완승하며 이변 없이 한일전으로 최종전이 치러지게 됐다. 한국은 우완투수 박세웅을 선발로 내세운다.
우승 문턱에서 만나는 상대 선발투수는 좌완 다구치 가즈토(22)다. 요미우리 소속인 그는 올 시즌 26경기에 등판해 170⅔이닝을 소화하며 13승4패 평균자책점 3.01를 기록했다. 경기당 볼넷은 2.58개,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1.22명이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244. 좌타자를 상대로는 0.253를 기록했다.
세부기록을 보면 압도적인 구위를 갖춘 투수로 보기 어렵다. 구속도 140km 언저리에서 형성된다고 한다. 신장(171cm)이 크지 않다. 높은 타점에서 꽂히는 공이 아니다. 투구 자세도 평이하다. 팔스윙이 간결하고 빠른 편이긴 하지만 생소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센트럴리그 다승 4위에 올랐다. 소속팀 요미우리는 올 시즌 팀 타율 0.249(센트럴리그 3위)에 그친 팀이다. 타자를 상대하는 법을 아는 투수라는 얘기다. 세 차례에 기록한 완투 능력에서도 그 면모가 엿보인다. 홈플레이트 가장자리를 찌르는 제구력과 타자 유형을 가리지 않고 던지는 커브가 돋보인다. 특히 커브는 낙폭이 크며 우타자 몸쪽으로 휘어져 들어간다. 직구와 1대1 비율로 구사하는 슬라이더도 위력적이라는 평가.
다구치는 당장 이틀 전에 상대한 대만 투수 천관위와 흡사한 유형이다. 한국은 천관위에게 1점밖에 얻지 못했다. 130km 대에 불과한 직구에도 완급 조절 능력을 그에게 루킹 삼진으로 물러나곤 했다.
천관위를 상대한 뒤 다구치를 맞이한다. 이론상으로는 호재다. 2경기 연속 비슷한 유형을 상대하기 때문에 타이밍을 잡는데 혼란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명확한 공략법을 찾지 못한 채 승부를 마치기도 했다. 첫 타석에서 자신의 스윙을 못 하면 대만전과 비슷한 경기 양상이 나올 수 있다.
좌타자들의 좌투수 공략은 우려와 달리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 이제 유형을 극복해야 한다. 천관위에게 미리 맞은 매가 대표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