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시진핑(63) 국가주석의 '축구 굴기' 정책으로 인해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에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하고 있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브라질의 우승을 이끌었던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68) 감독이 광저우 에베그란데 지휘봉을 잡고 있다. 또 브라질 국가대표팀 핵심 공격수 헐크(30)가 지난 6월 상하이 상강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료가 무려 710억원이나 됐다. 아시아 역대 최고 이적료다. 한국 대표팀에도 김영권(26·광저우 에버그란데), 홍정호(27·장쑤 쑤닝) 등 5명이 슈퍼리그에서 뛰고 있다.
특히 지난겨울 이적시장에서 슈퍼리그는 이적료로 약 3500억원을 썼다. 이는 세계 1위의 기록이다. 중국의 머니 파워는 같은 기간 3300억원의 이적료를 쓴 축구 종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2위로 밀어내는 저력을 보였다. 중국 축구의 힘을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이다.
중국이 이렇게 돈을 쓰는 이유는 중국 국가대표팀의 성장 때문이다. 결국은 월드컵이다. 시 주석이 원하는 것도 중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과 월드컵 개최다. 중국은 2002 한일월드컵이 처음이자 마지막 월드컵 출전이다. 슈퍼리그에 세계적 감독과 선수들을 끌어모아 그들이 중국 선수들의 발전에 힘이 돼 주는 효과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다음달 1일 '축구 굴기'가 시작된 뒤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행이 걸린 대회가 펼쳐진다. 중국 축구는 슈퍼리그에 투자를 한 것이 옳았다고 입증해야 하는 무대에 섰다. 증명하는 방법은 역대 두 번째 월드컵 본선행밖에 없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중국의 첫 번째 상대는 한국이다. 한국은 긴장해야 할까.
중국전을 앞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슈퍼리그의 투자가 대표팀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는 게 슈틸리케 감독의 판단이다.
그는 "슈퍼리그가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용병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한 투자"라며 "그 투자가 당장 대표팀과 중국 축구 전체 발전에 직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또 "거대한 자본이 장기적인 계획 속에 쓰인다면 향후 중국 대표팀은 큰 발전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투자가 시작된 지 오래되지 않았다. 또 단순한 선수 영입에 국한돼 있기 때문에 당장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따라서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 투자 효과에 신경 쓰지 않고 지금까지 해 온대로 중국 축구를 상대한다. 그는 중국전 대비에 대해 "중국은 안정적인 수비로 경기를 풀어나갈 것이다. 이에 대한 대비를 할 것"이라고 간단히 답했다. 지난해 8월 동아시안컵에서 유럽파가 빠진 상황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 최정예 멤버를 2-0으로 무너뜨린 경험도 있다.
지금 중국 축구 수준을 봤을 때 아직 유럽파 손흥민과 석현준, 이청용 등이 합류한 한국 최정예 멤버를 막아낼 힘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