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54) LG 감독은 "솔직히 지는 건 화가 난다"고 말했다. 꼴찌에서 플레이오프(PO) 진출까지 '기적'을 일궜지만 승부사는 패배를 못내 아쉽다고 했다.
LG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2-12로 패했다. 이로써 LG는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KS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다. 경기 뒤 만난 양 감독은 아낌 없는 응원을 보내준 팬들과 포스트시즌(PS) 까지 올라온 선수단에 감사 인사를 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오늘 류제국이 흔들릴 때 타이밍을 끊어주지 못한 것과 지난 1차전에서 우규민의 교체를 결정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반성도 했다. 이제 더 나아질 LG를 위해 간다. 그는 "우리 팀은 컬러가 확실하지 않다. 흐름에서 한 점을 더 낼 수 있는 공격 부분에 조금 더 방점을 찍고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시리즈가 끝난 소감은.
"잠실에서 꼭 PO 한 번 이기고 싶었다. 그렇게 돼면 5차전 승산이 많다고 봤다. 이기고 싶었으나 4회 찬스 만들고 동점으로 따라 붙고, 물론 결과적으로 큰 점수로 졌으나, 그때 우리가 역전했다면 오늘 경기는 완전히 달랐다고 본다. 그게 아쉽다. 아무리 투수들에게 텀(휴식)을 잘 주면서 유지해도, 결국 밑에서 올라가는 건 힘들다는 걸 알고 있었으나 오늘 보니 그런 부분, 그리고 시즌 후반 타이트한 경기가 많아서 불펜진이 포스트시즌에 와서 피곤한 것 같다. 내년은 준비를 더 잘해서 초반부터 +승을 올려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5회 우규민이 몸을 풀고 있었는데 투입 시점은.
"김민성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았으나 류제국이 5회 연속 삼진을 잡고 있어서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봤다. 결과론이지만 투수 교체는 생각 없었는데, 그때 타이밍을 한 번 끊기 위해 마운드에 한 번 올라가고 싶었다. 그런데 제국이가 자기 페이스대로 던지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 안 올라갔다. 그 결정을 못한 게 아쉽다. 이 포인트, 1차전에 우규민이를 5회 마치고 바꾸지 못한 것, 오늘 투수 교체는 아니지만 그 흐름을 끊어주지 못한 것이 기억에 제일 남을 거 같다."
-LG팬 열성 응원이 대단했다.
"정말 이 정도까지는 생각 못하고 천천히 창피 안 당하는 팀, 정상적인 투-타 밸런스와 시스템 만들기 위해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먼길을 돌았다. 아쉽다. 사실 솔직히 지는게 화가 난다. 그러나 그런 부분을 선수들과 함께 좋은 시즌을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내년은 더 철저히 준비해서, 힘들게 시즌을 안 끌고 가는 팀을 만들고 싶다. 준비 잘 하겠다."
-내년 시즌 팀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아직 우리 팀 컬러 확실하지 않다. 넥센 같은 가공할 공격력, 옛 두산이나 SK처럼 빠른 팀 컬러라든가 그런 것이 없다. 올해는 불펜이 그래도 강하게 만든 것인데. 공격 부분에서 어떤 방법이든 팀 컬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부터 내년 준비다. 발이 느린 선수가 갑자기 빠르게 할 수 없고. 예를 들어 4회 한 점 필요할 때 주자 3루에 두고 크게 치는 안타보다 내야 땅볼로 한 점을 내는 게 쉽다. 그런 부분이 필요하다. 물론 대량 득점은 과감하게 치지만, 그런 흐름 분위기에서는 일단 한 점을 꼭 내는 부분을 강하게 주문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우여곡절 많은 시즌이 끝났다.
"오늘 밤에는 코칭스태프와 밥 먹고 다음 스케줄인 마무리 훈련 등 쉬어야 할 선수, 훈련 할 선수 아웃라인은 있는데 그걸 완벽히 정리해야 한다. 취재진들도 1년간 다들 고생 많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