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이라지만 존재감은 이미 정규직이다. 코미디언 이용진은 지난해 12월 23일 방송된 KBS 2TV '1박 2일' 방어잡이 레이스 편부터 인턴으로 합류했다. 불과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시청자들 마음속엔 정규직, 즉 고정 멤버로 자리 잡고 있다.
첫 여행부터 엄청난 활약을 보여줬다. 방어 요정이 된 이용진은 예능 프로인 6명의 멤버들을 혼자서 거뜬히 상대했다. 공개 코미디로 단련된 순발력과 입담으로 분위기를 자기 쪽으로 가져왔고, 배우 윤시윤과 벌인 막판 추격전에서는 버라이어티 예능에서도 뒤처지지 않는 능력치를 증명했다. "'1박 2일'로 인생 역전 좀 해보자"며 야망을 드러내더니, 제주도 여행의 실질적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지난 13일 방송도 이용진이 주도했다. 양말 걸기 게임을 한 번에 성공한 이용진은 멤버들에게 라면을 선물했고, 기존 멤버들을 다독이기까지 하는 여유를 보여줬다. 김준호, 김종민과 아웅다웅하면서 발산하는 케미스트리도 신선했다. 정준영은 김준호와 이용진을 비교하며 "이렇게 능력 있는 개그맨이 있어야 한다"며 인턴의 활약상을 치켜세웠다. 이미 이용진의 존재감은 인턴 이상이다. 지난 20일 방송에 다른 스케줄 때문에 불참하자 시청자들은 "하차한 줄 알고 걱정했다" "빈자리가 느껴진다"며 아쉬워했다. 시청률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이용진 합류 전 4회 방송 평균 시청률은 13%였으나 합류 뒤 4회 방송 평균 시청률은 15.4%로 2.4% 포인트나 올랐다.
이용진은 갑자기 눈에 띈 게 아니라 대기만성형에 가깝다. 2003년 SBS 공채 7기 개그맨으로 데뷔, 올해로 15년 차다. SBS '웃찾사'를 거쳐 '코미디 빅리그'까지 공개 코미디 무대에서 꾸준히 실력을 갈고닦았다. 거부감 없는 웃음 코드를 추구하는 터라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코미디언이다. 또 유튜브 채널 '이용진TV'를 운영하며 유행에도 뒤처지지 않는다. 이런 노력이 차곡차곡 쌓이며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도 이용진의 2019년을 주목하고 있다. 많은 관계자가 이용진을 올해의 예능 대세로 꼽았다. 최근 TV조선 '연애의 맛'에 고정 패널로 들어가는 등 쏟아지는 러브콜이 이를 증명한다. 대신 언론의 인터뷰 요청은 모두 거절하고 있다. 관계자는 "아직 보여준 게 없다며 민망해하더라"고 전했다. 앞으로 더 보여줄 게 무엇일지 기대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