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51·삼성) 감독의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다. 두 명 밖에 없는 마무리 투수의 동반 부진이다.
류중일 감독은 31일 대구 LG전을 앞두고 양팀 마무리 투수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전날 삼성 임창용(38)과 LG 봉중근(34)이 아웃 카운트 1개를 남겨 놓고 나란히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평소 재치있는 입담을 자랑하는 류 감독은 농담을 섞어 "대표팀 마무리 꼴 좋다"고 웃으며 얘기했다.
임창용은 전날 시즌 7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는 7-6으로 앞선 9회 초 등판해 2사 2루에서 상대 손주인에게 역전 2점 홈런을 허용했다. 곧이어 9회 2사 후 등판한 봉중근도 1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졌다. 그는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2사 만루 위기를 맞았고, 이후 풀카운트 승부에서 김헌곤에게 밀어내기 몸에 맞는 공을 던졌다. 이어 채태인과 14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끝내기 적시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시즌 4번째 블론세이브.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는 마무리 투수가 임창용과 봉중근 밖에 없다. 류 감독은 지난 28일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며 "마무리에 대해서도 많이 이야기를 했다. 손승락(넥센)의 이야기도 많이 나왔는데 요즘 구위가 많이 떨어져있다"며 "임창용이 블론세이브도 몇 개 있지만 회의 결과 그래도 임창용이 국제 무대 경험도 많고 낫다고 결정했다. 봉중근도 마무리다. 왼손타자를 상대할 것이다"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둘이 나란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소속팀 삼성의 승리와 관계없이 류중일 감독의 근심이 늘어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