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전력 평준화로 한층 뜨거운 경쟁이 예고된 가운데 개막 첫 경기부터 명승부가 이어져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사는 새로 팀에 합류한 선수들이다. 개막전에서 첫선을 보인 새 얼굴들 중 인상적인 활약으로 단박에 눈도장을 찍은 선수들을 소개한다.
◇ 조 잭슨 공백 지운 바셋
'디펜딩 챔피언' 고양 오리온의 올 시즌 최대 과제는 떠나간 조 잭슨(24)의 공백을 지우는 것이었다. 막중한 책임을 지고 코트에 들어선 오데리언 바셋(30)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전주 KCC와 치른 공식 개막전 1쿼터 막판 코트에 투입된 바셋은 26분20초간 뛰며 18득점(4리바운드·7어시스트·2스틸)을 기록해 81-69 대승을 이끌었다. 화려한 개인기에 돌파력, 패싱 센스와 득점력까지 갖춘 바셋의 활약에 추일승(53) 감독은 "생각보다 더 잘해 줬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정규 리그 데뷔전에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바셋은 "잭슨 얘기는 매일 듣고 있다. 나는 오리온을 우승으로 이끌기 위해 왔다. 부담은 없다"며 "개인 목표는 득점과 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는 것이다. 매 경기 10개 이상 어시스트를 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리그 최고의 공격진을 살릴 수 있는 이타적인 성품까지 겸비한 바셋은 올 시즌 2연패와 통합 우승에 도전하는 오리온의 키 플레이어가 될 것으로 보인다.
◇ '히트 예감' 사익스
"이번 시즌 히트 치지 않겠습니까?"
김승기(44) 안양 KGC 인삼공사 감독이 환하게 웃었다. 개막전에서 진가를 보인 키퍼 사익스(23)를 두고 하는 얘기였다. KGC 인삼공사는 22일 열린 서울 SK와 개막전에서 3쿼터까지 끌려가다 막판 대역전극을 성공시키며 100-95 승리를 거뒀다. 스코어가 보여 주듯 양 팀 모두 화끈한 공격 농구를 펼쳤고, 그 선봉에 데이비드 사이먼(26득점 9리바운드)과 오세근(22득점 6리바운드)·이정현(22득점 5어시스트 5스틸)이 있었다.
새 외국인 선수 사익스도 압도적인 스피드로 KGC 인삼공사의 공격 엔진을 달궜다. 발바닥 통증으로 100%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무시무시한 스피드와 탄력을 앞세워 15득점(6리바운드·8어시스트)을 기록했다. 그는 178㎝의 단신임에도 덩크슛을 림에 꽂는 저력을 선보였다. "오늘처럼만 해 준다면 잭슨 정도는 아니라도 히트 치지 않을까 싶다"는 김 감독의 말이 이해가 되는 활약이었다.
◇ 최준용-강상재, 가능성 보였다
외인들만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것이 아니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각각 전체 2, 3순위로 화려하게 프로 무대에 입단한 최준용(22·SK)과 강상재(22·전자랜드)도 데뷔전에서 펄펄 날았다.
지난 18일 드래프트가 끝난 뒤 팀에 합류해 손발을 맞춰 볼 시간이 부족했음에도 두 선수 모두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최준용은 KGC 인삼공사전에 선발로 나서 12득점(9리바운드·2어시스트)으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강상재도 교체 투입으로 코트를 밟아 5득점(4리바운드·3어시스트)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파울 관리나 경기 운용 등 아직 배워야 할 부분이 많지만 '즉시전력감 신인'이라는 기대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 준 셈이다.
아쉽게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이종현(22·모비스)은 당분간 보기 힘들다. 오른발 피로 골절로 휴식을 취해야 하는 상태다. 유재학(53) 감독은 "(양동근의 부상 이탈로) 팀이 많이 어려워진 상태다. 하지만 이종현은 푹 쉬게 해 줄 것"이라며 조바심 내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