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4년 출생한 김기덕 감독은 1961년 영화 '5인의 해병'으로 데뷔했다. 다음해 '신입사원 미스터리'를 비롯해 '악인은 없다', '천하일색 양귀비' 등을 만들었다.
1964년 연출한 '맨발의 청춘'은 그의 대표작으로, 주인공으로 출연한 신성일과 엄앵란이 실제 부부의 연을 맺기도 했다. 또한 '모란이 피기까지는'(1962), '떠날 때는 말 없이'(1964), '불타는 청춘'(1966), '대괴수 용가리'(1967) 등의 영화를 발표했다. 1977년 마지막 작품인 '영광의 9회말'까지 16년간 66편에 이르는 영화를 만들었다.
'영광의 9회말' 이후 은퇴, 1979년부터 서울예술대학에서 후진 양성에 힘썼다. 그는 서울예술대학 학장을 지냈으며,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동랑예술센터 총감독,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며 은퇴 후에도 영화계에 남았다.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1962년 제1회 대종상 신인감독상을 받았고, 2003년엔 옥관문화훈장을 수상했다.
임권택, 김수용 감독과 함께 1960~70년대 한국영화계를 이끌었던 거장으로 불린다. 특히 '대괴수 용가리' 등 연출하며 한국 장르영화의 저변을 확대한 장본인이다.
한편, 김기덕 감독은 지난 7일 세상을 떠났다. 지난 4월 폐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다.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9일 오전 11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