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헌(32)의 포진 여부는 큰 차이가 있었다. 롯데가 정상 타선 가동을 향해 희망을 보여줬다.
롯데는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주말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8-5로 승리했다. 경기 초반, 선발투수 브룩스 레일리가 만루 홈런을 맞는 등 5점을 내줬다. 그러나 타선이 추격 사정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득점 지원을 했고, 6회 공격에서 상대 실책 2개를 틈타 역전에 성공했다. 전직 마무리투수 손승락이 6회 2사부터 8회 1사까지 지켜주며 승리에 기여했다. 필승조가 남은 1⅔이닝도 지켜냈다.
이 경기를 앞두고 민병헌이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그는 4월4일 SK전에서 상대 투수 박민호의 공에 왼쪽 손가락을 맞았고, 골절상을 당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후 재활에 매진했다. 그사이 공격력이 약해진 롯데는 10위까지 떨어졌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민병헌은 경기 후반 투입한다"고 했다. 아직 몸 상태와 실전 감각이 정상이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경기 초반 리드를 내준 상황에서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고, 민병헌을 조기 투입했다. 2-5, 3점 뒤진 5회말 무사 1루에서 대타로 냈다.
1루 쪽 롯데 홈팬들은 그가 그라운드에 등장하자 큰 함성으로 맞이했다. 그리고 선수는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첫 타석에서는 득점 연결고리가 됐다. 상대 선발 류제국으로부터 볼넷을 얻어냈다. 이어진 손아섭의 타석에서 2루 주자 카를로스 아수아헤와 함께 더블 스틸까지 성공했다. 무사에 주자를 3루에 보낸 롯데는 손아섭의 땅볼 타구로도 득점을 할 수 있었다. 2점 차로 추격했다.
역전에 성공한 6회 공격도 그가 있었다. 롯데는 상대 투수 임지섭의 송구 실책, 김준태의 볼넷, 신본기의 희생플라이 때 2루 주자 강로한이 리터치 진루를 하며 1·3루를 만들었다. 아수아헤가 바뀐 투수 정찬헌을 상대로 이날 경기 첫 안타이자 복귀 안타를 중요한 순간에 때려내며 4-5, 1점 차로 추격했다.
민병헌이 결과적으로 역전으로 이어지는 안타까지 때려냈다. 정찬헌으로부터 유격수 글러브를 스치고 외야로 빠져나가는 안타를 치며 만루를 만들었다. 롯데는 이후 손아섭이 삼진을 당했고, 이대호까지 내야 땅볼을 치며 역전이 무산될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LG 2루수 정주현의 2루 토스 실책이 나오면서 김준태와 아수아헤가 모두 홈을 밟았다. 민병헌은 이어진 전준우의 우중간 적시타 때 팀의 일곱 번째 득점까지 해냈다. 리드를 지켜내며 7연패를 끊었다.
민병헌의 가세는 최하위까지 떨어진 롯데에 큰 호재다. 다른 팀도 선수 한 명의 가세 효과를 보여줬다. 양상문 감독도 "타선의 구심점이 됐다"며 반겼다.
민병헌도 의지가 강하다. LG전 승리 뒤 그는 ""내가 잘하는 것보다, 팀 동료가 경기를 즐기며, 이길 수 있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파이팅을 불어넣는 게 목표였다. 타격감은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막 휘둘렀다. 계속 공을 보면 점차 좋아질 것 같다. 앞으로도 간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