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태양(24)이 또 얄궂은 '비' 때문에 효도를 제대로 못하게 됐다. 한화는 올스타 휴식기 이후 후반기 두 번째 경기인 23일 대전 NC전 선발로 이태양을 일찌감치 낙점했다. 이태양은 자신이 선발 등판하는 경기에 전남 여수에 계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대전구장으로 초청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22일 일기예보에 23일 대전 지역에 비가 예보됐다.
22일 경기 전 훈련을 마친 이태양은 "이번에 할아버지 할머니를 오시라고 말씀 했는데, 다음에 오시라고 해야겠어요. 또 비가 온다고 하네요"라고 풀이 죽어 말했다. 지난번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태양은 6월 20일 대전 LG전에 선발 예고되자,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모셨다. 그런데 아뿔싸, 이날 비가 내려 경기가 우천 순연됐다. 이태양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손자의 경기를 보지 못하고 빈손으로 여수로 내려갔다. 이태양은 당시 "기분이 안 좋았다"고 아쉬워했다.
후반기에 다시 효도 계획을 세웠는데, 이번에도 비가 훼방을 놓는 것이다. 이태양은 어려서 조부모의 보살핌을 받고 자라, 조부모를 향한 사랑이 남다르다. 글러브에 할아버지, 할머니의 생일을 적어놓았다. 과연 언제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지켜보는 가운데 피칭을 하는 이태양의 바람이 이뤄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