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나이퍼’ 된 스나이더-‘날아오른’ 김용의의 비결은?



'눈 뜬' 스나이더와 '날아오른' 김용의. 두 사람의 발전 뒤에는 코치들의 밀착지도가 한 몫 했다.

LG가 NC와의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모두 승리하며 2연승을 내달렷다. 이제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남은 것은 단 1승이다. LG 2연승의 원동력은 예기치 못한 스타들의 탄생이다. 그 중에서도 정규시즌 부진으로 LG 벤치의 근심을 안겼던 외국인 타자 스나이더와 내야수 김용의의 활약이 더욱 반갑다. 양상문 LG 감독은 "정규시즌과 준플레이오프에서 우리 팀이 선전하는 이유는 나보다는 코치들의 선수 밀착형 지도가 빛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김무관 코치 덕에 '스나이퍼'된 스나이더

스나이더가 가을이 되자 '스나이퍼'로 변신했다. 그가 타격에 눈을 뜰 수 있게 도와준 사람은 김무관 LG 타격코치였다.

스나이더는 조쉬벨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지난 7월 LG의 유니폼을 입고 국내 무대에 들어왔다. 초반 장타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그는 예기치 못한 허벅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날들이 늘어났다. 시즌 성적은 37경기에서 4홈런 17타점·타율 0.210. 스나이더의 팀 내 영향력과 기대감은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김무관 타격코치는 포기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빠른 스윙이 아님에도 헛스윙이 많다는 점과 변화구에 쉽게 속는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김무관 타격코치는 "메이저리그에 있을 정도의 타자고 타격 매커닉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데, 지나치게 헛스윙이 많더라. 처음엔 익숙치 않은 환경 때문에 생긴 심리적인 영향이라고만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타격을 하고나서 스나이더가 계속 눈을 깜빡이는 것이 이상했다. 그래서 내가 시력 검사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 스나이더는 난시와 근시가 함께 있어 사물을 또렷이 보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결국 그는 콘택트렌즈를 착용했고 포스트시즌에 나섰다. 렌즈 효과는 상당했다. 스나이더는 준PO 1차전에서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한 데 이어 2차전에서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투런포를 때려냈다. 그는 "김무관 코치의 제안으로 렌즈를 착용했는데, 덕분에 타격이 좋아진 것을 느낀다"고 전했다.




◇ 유지현 코치 믿고 '날아오른' 김용의

양상문 LG 감독은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준PO 엔트리에서 제외된 박경수의 공백에 대해 고민했다. 양 감독은 "시즌 내내 내가 비난을 받으면서도 타격이 약한 (박)경수를 밀고 나갔던 것은 수비 때문이었다. 더블 아웃과 세밀한 플레이는 경수만한 선수가 없었다. 용의를 쓰면서도 수비에 대한 불안감은 있다"고 말했다. 단기전에서는 수비 실책 하나가 시리즈의 행방을 결정짓기도 하기 때문에 양 감독은 걱정이 됐다.

그러나 막상 준PO에 들어가자 이는 '괜한 걱정'이 됐다. 김용의는 1차전에서 필요한 상황 때마다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준 데 이어 준PO 2차전에서는 187cm에 달하는 큰 신장을 활용해 4회 1사 1·3루 위기 상황에서 테임즈의 강한 타구를 뛰어올라 잡아낸 뒤 곧바로 1루에 던져 더블 아웃을 완성했다. 경기의 흐름을 빼앗길 수도 있는 상황에서 나온 좋은 플레이였다.

무엇보다 수비 위치 선점이 좋았다. 김용의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수비가 생각보다 잘 되고 있다. 유지현 코치님이 항상 상황에 맞게 사인을 내주신다"고 말했다. 유지현 수비코치는 양상문 감독에게 준PO때 박경수의 빈자리를 채울 적임자로 김용의를 추천했다. 경쟁자들과 비교해 지난해 가을 야구를 경험이 있다는 점과 수비가 안정되면 공격에서도 힘을 낼 선수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 코치의 눈은 정확했고, 김용의는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7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김용의는 "늘 유지현 코치님이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시는데 수비를 할때 도움이 많이 된다"면서 "수비 걱정을 했는데, 잘 풀리니 타석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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