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계약 막바지에 다다랐던 외국인 타자 제이슨 프라이디(31) 영입을 백지화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지정한 금지 약물은 아니지만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적이 있는 만큼 협상 테이블을 아예 접었다.
SK 관계자는 18일 "프라이디 영입은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마이너리그 도핑 테스트에서 약물 복용 징계를 받은 게 결정적이었다. SK는 최근 프라이디의 이력을 좀 더 세밀하게 검증하다 지난 2012년 3월 불법 약물 투약으로 50경기 출정 정지 징계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SK는 "스테로이드 복용은 아니었다. KBO에 문의한 결과 '금지 약물은 아니다'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파티용 마약(Recreation drug)'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SK가 영입을 포기한 것은 실력 보다 인성을 중시해서다. SK는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악몽에 시달렸다. 레이예스는 13경기에서 2승7패 평균자책점 6.55를 기록하는 데 그친 뒤 퇴출됐다. 메이저리그 통산 134홈런을 때린 스캇은 이만수 전 SK 감독에게 항명 사태를 벌인 뒤 결국 퇴출됐다. 세 차례나 1군에서 제외된 스캇은 고작 33경기에 나와 타율 0.267, 6홈런, 17타점에 그쳤다. 선발에서 마무리로 전환한 뒤 호투를 이어가던 울프는 8월 중순 자녀 문제로 갑자기 미국으로 떠난 뒤 돌아오지 않았다. 울프는 시즌 막판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출장하지 않았다.
이에 SK는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실력 뿐만 아니라 인성을 살펴보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금지 약물이 아니더라도 영입 뒤 이 사실이 밝혀지는건 부담스러웠다"고 설명했다.
SK는 최근 외국인 타자 영입 범위를 주로 외야수에 고정했다. 그 동안은 공격과 수비 가능한 내야수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영입 재검토에 들어간 만큼 범위를 내야수까지 넓혀 다시 찾을 계획이다. SK는 "서두르지 않고 신중하게 찾겠다"며 "메이저리그 로스터나 룰5 드래프트 등에서 제외된 선수까지 있는 만큼 좀 더 천천히 알아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