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 다음 달 2일 개막하는 프리미어12에서 한국 대표팀의 조별리그 첫 상대다. 한국은 6일 호주와의 개막전을 소화한 뒤 캐나다, 쿠바와 연이어 만난다.
첫 단추를 잘 꿰는 게 중요하다. '아마 최강' 쿠바 전력을 고려했을 때 호주전을 패하면 스텝이 꼬일 수밖에 없다. 각 조 상위 1,2위에게 주어지는 슈퍼라운드 진출을 장담하기 힘들다. 2017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첫 경기 이스라엘전을 패한 뒤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아픔 경험이 있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아는 게 김경문 대표팀 감독이다. 김 감독은 지난달 10일 최종엔트리 발표 때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6일 호주전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호주의 전력은 불완전하다. 데이비드 닐슨 감독은 최종엔트리(28명) 중 약 64%인 18명을 2017년 WBC에 출전했던 선수들로 꾸렸다. 미국, 한국, 일본을 두루 경험한 왼손 투수 트래비스 블랙클리를 비롯해 루크 휴지스(내야 유틸리티) 피터 모일란(투수) 워윅 서폴드(투수) 등 빅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가 네 명 포함돼 있다.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로비 글렌다이닝(유격수) 조쉬 톨스(투수) 애런 화이트필드(외야수)도 승선했다.
닐슨 감독은 최종 엔트리 발표 후 "팀의 밸런스와 경험에 정말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러나 주력 선수들이 대부분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전력 손실이 발생했다.
관심을 끈 리암 헨드릭스(오클랜드)와 루이스 소프(미네소타)가 제외된 게 뼈아프다. 헨드릭스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75경기에 등판해 25세이브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한 정상급 투수다. 불펜으로 보직을 전환하면서 구속 증가가 뚜렷했다. 무려 100마일(160.9km/h)의 패스트볼을 던진다. 오클랜드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주역으로 그랜트 발포어, 모일란과 함께 호주 야구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다.
소프는 올해 빅리그에 데뷔한 왼손 투수로 선발이 가능한 자원. 패스트볼의 구속은 91~94마일(146.5~151.3km/h)에 형성돼 헨드릭스보단 느리다. 그러나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다양하게 구사한다. 대회에 나온다면 김경문 감독의 골치가 아플 수 있었다.
그러나 40인 로스터에 들어간 선수들의 프리미어12 출전을 허락하지 않은 메이저리그 사무국 결정에 따라 두 선수 모두 대표팀 승선이 좌절됐다. 마이너리그에서 탄탄한 경력을 쌓고 있는 알렉스 웰스(볼티모어 더블A)를 비롯해 라클란 웰스(미네소타 상위 싱글A) 다니엘 맥그래스(보스턴 트리플A)도 대회를 뛰지 않는다.
닐슨 감독은 호주리그 최고 스타인 팀 케넬리를 중심으로 타선을 꾸릴 게 유력하다. 케넬리는 필라델피아 산하 트리플A까지 밟았던 경력의 소유자. 2013시즌부터 호주리그에서 뛰며 퍼스 히트를 이끄는 간판이다. 여기에 앤드류 캠벨, 대럴 조지, 글렌다이닝이 뒤를 받친다. 모두 호주리그를 주름 잡는 타자들이다. 투수보다 타선 출혈이 그나마 덜하다.
하지만 마운드엔 물음표가 가득하다. 올 시즌 한화에서 뛴 서폴드와 경험이 풍부한 블랙클리가 선발진을 이끌고 '빅리그 100홀드' 모일란이 불펜의 핵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헨드릭스와 소프를 비롯한 핵심 전력이 빠지면서 최종 엔트리의 짜임새가 덜한 호주다. 한국 대표팀으로선 '희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