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기 키움 감독은 최근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1루수에 대해 "내야 구조상 1순위로 김웅빈을 생각하고 있다. 기회가 먼저 갈 것 같다"고 말했다.
키움의 1루는 무주공산이다. 이번 겨울 박병호가 FA(자유계약선수) 이적해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박병호는 통산 1루수 골든글러브만 5회. 최근 4년 연속 1루수로 700이닝 이상을 소화한 부동의 주전이었다. 팀 내 마땅한 대체 자원이 없을 정도로 입지가 굳건했다. 최근 두 시즌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졌지만, 수비에선 기복이 크지 않았다.
1루 공백을 채우는 가장 빠른 방법은 외국인 타자다. 하지만 키움은 박병호가 이적하기 전 새 외국인 타자로 야시엘 푸이그와 계약했다. 메이저리그(MLB) 출신인 푸이그는 주 포지션이 외야수다. MLB 통산 외야수로 6844와 3분의 1이닝을 뛰었지만 1루수 출전 경험은 아예 없다. 마이너리그에서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출전 시간을 우익수로 채웠다. 홍원기 감독은 "푸이그는 외야 수비를 병행하면서 타선을 책임져주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이라고 말했다.
감독이 꼽은 1순위 후보 김웅빈은 주 포지션이 3루다. 하지만 1루수로도 종종 뛰었다. 2020시즌에는 1루수로 44경기 선발 출전했다. 박병호가 전열에서 이탈했을 때 그의 공백을 채운 첫 번째 대안이 김웅빈이었다. 381과 3분의 1이닝으로 400이닝 가까이 소화하면서 수비율 0.992(실책 3개)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박병호와 외국인 타자 윌 크레익이 1루를 맡아 3루수와 지명타자로만 출전했다. 오는 2월부터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서 1루수 준비를 다시 해야 한다.
김웅빈이 1루에 안착한다면 내야의 한 조각을 맞추게 된다. 키움은 유격수로 김혜성, 3루수로 송성문이 유력하다. 김혜성의 2루수 포지션 변경 가능성이 있고 송성문도 2루수가 가능한 멀티 유형. 쓰임새에 따라 라인업을 달리할 수 있다. 1루수 고민만 덜어낸다면 좀 더 탄력적으로 선수단을 운영할 수 있다. 시즌 성적의 키를 쥔 선수 중 하나가 김웅빈이다.
대안도 준비한다. 김웅빈의 적응 여부에 따라 경쟁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 홍원기 감독은 "새로운 선수들이 (1루수 포지션에) 많이 도전해야 한다. (코너 내야수 경험이 있는) 전병우도 후보군이 될 수 있다"며 "2년 차 이주형 같은 선수들도 캠프 기간 기회를 주면서 경험치를 쌓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