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현우(27)가 더그아웃에서 인터뷰를 하자 코칭스태프 및 팀 동료 모두 한 마디씩 건넸다. 주로 '야~김현우 인터뷰하네' '현우야 어깨 힘 빼라'는 내용이었다. 많이 쑥스러워하던 그는 전날 첫 승 소감에 대해 "기분 좋다. 어제는 정말 얼떨떨했다"고 밝혔다.
김현우는 지난 26일 사직 롯데전 3-5로 뒤진 5회 말 1사 1루에서 구원 등판해 2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10-7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김현우는 입단 5년 만에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특히 총 38개의 공을 던지며 삼진을 4개나 잡아냈다.
류중일(51) 삼성 감독은 김현우의 호투에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류 감독은 27일 롯데전을 앞두고 "현우가 어제 정말 잘 던졌다"며 "그 동안 롱릴리프 역할을 해왔는데 필승조에 들어가도 될 만한 구위를 선보였다"고 칭찬했다.
김현우는 지난 2010년 삼성 2라운드 전체 12순위로 입단했다. 그해 2경기에 나와 1⅔이닝 1실점을 기록한 그는 2011~2012년 상무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했다. 이후 지난해 총 10경기에 나와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46으로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리고 시즌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다. 그러나 4월 중순 임창용의 복귀로 곧바로 2군에 내려갔다. 김현우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는 "스피드도 안 나오고 제구력도 마음대로 되지 않아 너무 답답했다"며 "캠프 때 밑그림을 그리며 기대했는데…"라고 힘든 시간을 떠올렸다.
이때 김현우는 변화를 줘야겠다고 다짐했다. 그 동안 짧았던 백스윙을 길게 하는 변화를 점점 몸에 익혀갔다. 이전에도 계속 연습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던 부분이다. 이 과정에선 양일환 2군 투수코치의 도움이 컸다. 그는 "5월 이후 힘과 스피드를 많이 회복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현우의 시즌 성적은 총 14경기에서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1.50이다.
류중일 감독은 "필승조에 들어가도 될 만한 구위를 선보였다"고 칭찬했다. 김현우의 지금까지 역활은 팀이 1~2점차 뒤진 상황에서 등판한 주로 롱릴리프였다. 그는 '필승조에 들어가고 싶지 않냐'는 얘기에 "이제 박빙 승부에서 등판해서 한 번 틀어막아 보고 싶다"고 했다. 2군에서 '포스트 오승환'으로 통한 김현우가 1군 무대에 점차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