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가 올 시즌 처음 만나는 홈 팬들에게 '완투승' 선물을 안겼다.
로저스는 2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을 홀로 책임지며 7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호투했다. 총 126개의 공을 던졌고, 스트라이크는 88개를 꽂아넣을 정도로 공격적인 피칭을 했다. 최고 구속 151㎞를 기록한 직구와 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투심 패스트볼을 적절히 섞어던지며 삼진은 8개를 뽑아냈다. 로저스의 호투에 타선은 7득점으로 화답했다. 로저스는 9-2로 앞선 9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져 한화의 시즌 첫 완투승의 주인공이 됐다. 한화는 시즌 첫 4연승에 성공했다.
로저스는 이날 올 시즌 처음으로 홈 이글스파크에서 선발 등판했다. 앞서 네 차례 등판 모두 원정 마운드에 올랐다.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4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4.44에 그쳤다. 그는 지난해 위력을 발휘한 강속구와 슬라이더 조합 대신 다양한 공을 섞어 던지며 맞혀 잡는 투구를 했다. 불펜진의 약화로 인해 마운드에서 긴 이닝을 버텨줘야 하는 만큼 변화를 택했다.
이날도 다르지 않았다. 로저스는 경기 초반 직구가 아닌 슬라이더와 커브·체인지업 등 변화구 위주로 투구를 했다. 그는 1회 선두 타자 손아섭에게 볼카운트 0-2에서 던진 3구째 119㎞짜리 커브를 통타 당해 우중간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손아섭에게 허용한 '한 방'은 약이 됐다. 로저스는 변화구 제구에 더욱 신경썼다. 스트라이크존 구석으로 찔러넣으며 롯데 타선의 방망이를 유인했다.
3회까지 변화구 위주 투구를 펼친 로저스는 4회부터 직구 구속을 끌어올렸다. 직구와 슬라이더의 비중을 높였고, 아두치-최준석-강민호까지 세 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으로 돌려세웠다. 5회 선두 타자 김상호에게 1루수 강습 우전 안타를 내줬지만, 후속 타자 문규현을 1루수 앞 병살타로 처리해 투구 수를 아꼈다. 5회까지 던진 공은 70개. 스트라이크는 46개를 기록했다.
6회 삼진 두 개 포함 삼자범퇴를 기록한 로저스는 7회 모처럼 실점을 했다. 1사 후 최준석과 김준태에게 연속 안타를 내줬고, 김상호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후속 타자 이여상을 3루수 앞 병살로 유도해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로저스는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타자 손용석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후속 세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순항했다.
8회까지 투구 수는 116개. 지난24일 고척 넥센전에서 110개를 던진 만큼 완투는 힘들어보였다. 그러나 로저스는 마운드에 올랐다. 구위는 여전했다. 선두 타자 아두치에게 147km의 직구를 뿌려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다음 공으로 2루수 땅볼 아웃. 최준석과 김준태를 각각 3루수 땅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경기를 자신의 손으로 끝냈다. 이글스파크는 '로저스'를 연호하는 목소리로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