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스토리] ‘실책 트라우마’ NC 박민우, 더 강하게 일어서라



올해 8월쯤으로 기억됩니다. NC 박민우(21)는 도루 타이틀 경쟁 중인 라이벌 김상수(삼성)의 도루 숫자는 몰라도 자신의 실책 수는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더군요. 당시 박민우의 실책은 8개였습니다. 그는 "이상하게 실책이 모두 송구 실수에요. 놓치거나 빠뜨리지는 않고 매번 1루에 던지다가 송구가 빗나간 실책이네요"라며 "지난해 실책으로 송구에 무척 신경쓰는데도 가끔 던지다가 실수를 해요. 약간 트라우마가 남아 있는 건지"라고 수줍게 고백했습니다.

NC 팬이라면 지난해 4월 박민우의 모습을 기억할 겁니다. 롯데와의 홈 개막 3연전에서 박민우는 2루수로 선발 출장했으나 3경기에서 2개의 실책을 했습니다. 두 번 모두 1루 송구 실책이었죠. 3연전 후 박민우는 1군 엔트리에서 빠졌습니다. 김경문 NC 감독은 "가뜩이나 얼굴 피부가 하얀 애가 실책 이후로 얼굴색이 붕 떠 있더라. 더 큰 상처가 안 되게 2군으로 내렸다"고 회고하더군요. 이후 박민우는 8월에 1군에 올라와 착실하게 경험을 쌓았습니다. 8~9월 29경기에서는 실책이 단 1개로 줄었습니다.

쓰라린 데뷔 첫 시즌을 보낸 박민우는 지난해 가을 미국 애리조나 교육리그와 마무리훈련을 거쳐 올해 스프링캠프까지 이동욱 수비코치의 개인 지도 단골 손님이었습니다. 올 시즌 여름까지 마산 홈 경기 때는 박민우는 가장 먼저 그라운드에 나와 이 코치의 펑고를 받으며 특별 수비훈련을 빼먹지 않고 했습니다.

박민우는 올해 타율 0.298, 50도루로 톱타자 임무를 100% 수행하며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성장했습니다. 실책(10개)도 정근우(한화·12개)와 안치홍(KIA·9개), 서건창(넥센·7개) 등 다른 팀 2루수들과 비교해도 그리 많은 편은 아닙니다. 1년 만에 빠르게 성장한 모습을 본 김경문 감독도 놀라워 하더군요.

지난 2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 팀이 2-3으로 한 점 뒤진 9회초 박민우는 지켜보던 모든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이병규(LG·등번호 7)의 내야 뜬공을 놓치는 실책을 했습니다. 때마침 1루 주자 문선재(LG)가 본헤드 플레이로 달리기를 멈추지 않으면서 LG에 쐐기점을 헌납했죠. 빼어난 시즌을 보낸 박민우에게 찾아온 두 번째 시련입니다. 스물 한 살 어린 선수에게 큰 짐이 되진 않을까 염려됩니다.

김경문 감독은 패배 후 "실책하고 싶은 선수는 없다. (박민우도) 실수를 통해 성장하는 거다"라고 위로했습니다. 항상 경기 전 훈련이 끝날 즈음 공을 줍기 위해 더그아웃에 나와 기다리며 취재진과 한두 마디를 나누는 박민우의 쾌활한 성격이라면 개의치 않고 털어낼 것이라 생각되네요. 박민우가 가장 즐겨 먹는 간식이 바나나 우유라고 하더군요. 바나나 우유 마시고 툴툴 털고 일어나길 기대합니다.


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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