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82년생 김지영(김도영 감독)'이 아시아를 휩쓸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82년생 김지영'은 중국·일본 등 17개국에 판매돼 큰 호응을 얻은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소설 속 이야기가 스크린에 담기며 원작이 다시 한 번 아시아 각국에서 베스트셀러 대열에 합류했다. 이러한 관심을 영화로 이어갈 전망이다.
'82년생 김지영'은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국내 페미니즘 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원작을 영화로 재탄생시켰다. 지난 9월 출판된 중국어판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16일 기준 중국 최대 규모의 온라인 서점 당당에서 베스트셀러 소설 부문 1위에 올랐다. 중국에서만 중쇄까지 모두 6만 5000부가 발간됐다. 이미 일본에서는 한 차례 K문학의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일본에서 가장 빨리 베스트셀러에 오른 한국 소설이며,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14만 부 넘게 발간됐다. 일본에서는 연극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중국과 일본 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82년생 김지영'이 그려낸 김지영의 서사가 한국과 비슷한 사회 분위기인 아시아 전역의 보편적인 공감을 이끌어냈다. 원작을 접한 중국의 독자들은 "동아시아에서 살아가고 있는 거의 모든 여성들은 김지영 안에서 자기 자신을 볼 것이다"는 평을 남기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한류 스타의 힘까지 발휘할 전망이다. 공유가 2016년 tvN 드라마 '도깨비' 이후 3년 많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일본을 비롯해 한류의 손길이 닿는 나라의 언론은 공유의 출연작으로 '82년생 김지영'에 대해 보도하고 있다. 공유 뿐 아니라 정유미까지 세계 시장을 휩쓴 영화 '부산행'의 두 배우가 출연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제작 단계에서부터 주목받았다.
최근 K팝 뿐 아니라 K무비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한국에서의 흥행 여부가 아시아의 흥행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82년생 김지영'은 개봉 이틀 전인 21일 오후 기준 40%에 가까운 예매율을 기록했다. '말레피센트2'나 '조커' 등 흥행한 외화를 모두 제쳤다. 또한, 이전에는 이 영화의 제작조차 반대하는 일각의 목소리가 컸다면, 개봉이 다가오며 페미니즘과 반 페미니즘의 이분법적 논쟁이 아닌 토론의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다.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신호다.
'82년생 김지영'의 투자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 측은 "대만 홍콩 일본 등 37개국에 이미 판매됐다. 칸 마켓 등에서 해외 바이어들의 많은 관심을 받은 결과"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