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27일 '트레이 힐만 휴스턴 벤치코치를 제6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SK는 계약이 만료된 김용희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국·내외 후보군을 대상으로 신임 사령탑 물색에 나섰다.
특히 외국인감독 선임에 무게를 두고 민경삼 단장이 지난 19일 미국으로 출국해 현지에서 외국인감독 후보군 3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힐먼을 비롯해 조이 코라 현 피츠버그 3루 코치, 스캇 쿨바 현 볼티모어 타격코치가 후보군에 올랐고, 최종적으로 힐먼이 낙점을 받았다. 코라는 SK 인스트럭터를 맡은 경험이 있고, 쿨바는 현대에서 뛴 외국인선수다.
외국인감독 선임은 SK의 차선책이었다. 당초 SK는 넥센 사령탑을 맡고 있던 염경엽 감독에게 높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SK와 염 감독이 시즌 중 '차기 감독직을 놓고 이야기를 진행했다'는 소문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계획이 물거품이 됐다. 넥센과의 계약 기간이 1년 남아있던 염 감독은 복합적인 이유로 LG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가 끝난 후 감독직을 내려놨다.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했던 '염경엽 카드'가 어려워지자 눈을 돌린 곳이 미국이다. 국내감독 선임 가능성도 열어놨지만 애초부터 크지 않았다. 프랜차이즈 코치들의 내부 승격도 대안이 되지 못했다. 이미 SK는 민 단장이 출국한 19일 류준열 대표이사까지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만큼 외국인감독 선임에 무게중심을 뒀다.
인스트럭터로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를 함께 했던 코라는 최종 낙점을 받지 못했다. 피츠버그 더블A 감독이었던 코라는 지난 26일(한국시간) 피츠버그 3루코치로 부임했다. KBO에서 뛰었던 쿨바도 SK 레이더에 잡혔지만 미국과 일본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은 힐만을 넘어서지 못했다. 힐만은 감독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땄다.
그는 평소 KBO리그 감독에 대해 관심이 많았으며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야구를 통해 연고지인 인천에 새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팬들도 자주 만나고 다양한 마케팅 아이디어도 제공하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 결과 계약기간 2년, 계약금 40만달러, 연봉 60만달러(총액 160만달러) 조건을 얻어냈다.
힐만은 계약 후 "SK의 새 감독이 돼 영광스럽고 매우 흥분된다.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과 열심히 훈련해서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우승을 할 수 있는 기초를 다지는 데에 최선을 다 하겠다. 한국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팬 베이스를 늘리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K 제6대 감독으로 선임된 힐만은 1990년~2001년까지 뉴욕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감독을 맡았다. 2002년 텍사스 선수 육성 디렉터를 거쳤고, 2003년부터 5년 동안 일본 니혼햄 감독을 맡아 일본시리즈 우승 1회(2006년), 준우승 1회(2007년)를 기록했다. 일본 통산 성적은 351승 14무 324패. 이후 미국으로 돌아가 2008년부터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감독을 맡아 3시즌 통산 152승 207패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그리고 일본 프로야구 포함한 감독 통산 성적은 1358승 14무 1302패(승률 0.511)이다. 힐만은 28일 오전 입국해 이틀 동안 정식 계약 체결, 선수단 상견례 등을 마치고 29일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