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팀' 캔자스시티가 귀중한 1승을 올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자칫 위기가 될 뻔했던 상황에서 나온 승리라 더욱 값졌다.
캔자스시티는 23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카우프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2차전에서 7-2로 이겼다. 단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상대를 공략했다. 캔자스시티는 6회초 무사 1·2루 기회에서 빌리 버틀러가 상대 두 번째 투수 진 마치에게 1타점 적시타를 뽑아내며 앞서가기 시작했다. 이어진 1사 1·2루에서는 살바도르 페레즈가 상대 네 번째 투수 헌터 스트릭랜드에게 좌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빼앗았다. 캔자스시티가 정신없이 몰아치기 시작하자 샌프란시스코 마운드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날 승리로 캔자스시티는 전날 1차전 패배를 설욕하고 시리즈 전적을 1승1패로 맞췄다.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는 귀중한 1승이다. 캔자스시티는 지난 1985년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뒤 29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만년 최하위에 머물고 있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8연승을 내달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1차전에서 패하면서 분위기가 꺾여 긴 연승의 후유증을 겪을 수도 있었다. 이런 우려를 딛고 캔자스시티는 2차전에서 바로 승리하며 다시 한 번 기세를 이어나갔다. 이제 다시 원점에서 또다른 기적을 향해 내딛을 준비를 마친 셈이다.
포스트시즌에서 8연승을 내달리는 동안 보여줬던 캔자스시티의 무기가 건재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캔자스시티는 정규시즌에서 85개의 홈런을 때려내는데 그쳐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홈런 최하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가을이 시작되자 캔자스시티의 대포가 쉴새 없이 터졌다. 챔피언시리즈까지 8경기에서 8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상대팀 마운드를 폭격했다. 이날도 5-2로 앞선 6회 1사 2루에서 타석에선 오마르 인판테는 스트릭랜드의 2구째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겼다. 승리를 확정짓는 쐐기타였다.
철벽 불펜은 건재했다. 일찌감치 무너진 샌프란시스코 불펜과 가장 대비가 되는 점이다. 캘빈 에레라-웨이드 데이비스-그렉 홀랜드로 이어지는 캔자스시티의 필승조는 포스트시즌에서도 그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에레라는 7경기에 나와 8⅓이닝 10탈삼진 1실점, 데이비스는 8경기에서 9⅓이닝 10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홀랜드는 8경기 8이닝 10탈삼진 6세이브를 책임졌다. 이러한 필승조가 등판하는 순간, 상대는 더욱 압박감을 받기 마련이다. 이날도 선발 요다노 벤추라에게 마운드를 이어받은 필승조는 무실점으로 경기를 틀어막았다.
관심을 모았던 선발 대결에서도 캔자스시티가 앞섰다. 올해 처음으로 풀 타임을 치른 캔자스시티 선발 벤추라는 월드시리즈 첫 등판에서 5⅓이닝 8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실점 2자책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샌프란시스코 선발 '베테랑' 제이크 피비는 5이닝 6피안타 2볼넷 1탈삼진 4실점 4자책점을 기록하며 패전을 떠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