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측은 지난 15일 열린 '불한당: 나쁜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 관객과의 대화(GV)에 이어, 19일 부천시청 어울마당에서 '불한당 메가토크'를 성황리에 진행했다.
'불한당' GV가 설경구 배우와 변성현 감독의 꿀 케미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면 이번 메가토크는 ‘내 영화 꽃길 내가 깐다, 불한당과 불한당원들’이라는 타이틀로 '불한당 팬덤'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한국영화 사상 전무후무한 팬덤을 형성하며 영화의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는 불한당의 팬들이 메가토크의 주인공으로, 변화하는 관객의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불한당이 이토록 거대한 팬덤을 가지게 된 배경에 대해 김용언 편집장은 “최근의 영화가 지나치게 많은 것을 설명하는 것에 비해 불한당은 이를 빗겨간 영화다"며 "눈빛, 표정, 배경만으로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도록 절제한 표현이 관객으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영화의 일부가 되고 싶도록 만들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허남웅 평론가 역시 “한국 영화에서 팬들이 직접 상영 요청을 넘어서 자발적으로 상영 기회를 늘린 영화는 불한당이 최초다"며 불한당 팬덤이 가져온 변화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변성현 감독은 “보통 영화를 종합예술, 감독예술이라는 말로 표현하는데 불한당은 관객예술이다. 관객들이 불한당을 완성시켰다"며 불한당원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토크 중반부가 되자 불한당원이 대부분 여성 팬들로 이루어진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이 날도 역시 객석을 메운 대다수의 관객은 여성이었다.
김용언 편집장은 “불한당은 여성관객이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영화다. 보통의 한국 영화 속에서 표현되는 남성과 다르게 억지스럽지 않은 부분이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다"고 말했다.
변성현 감독은 “자신이 의도한 바를 여성 관객이 잘 찾아냈기에 더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후 관객이 “앞으로의 작품에서 여성 캐릭터 연출은 어떻게 하고 싶은가?”라고 묻자, 감독은 “아직도 내겐 여성 캐릭터가 숙제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여러 의견을 다 받아들이고 수용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변성현 감독은 향후 행보에 대해 "앞으로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 '불한당'은 느와르 장르가 하고 싶어져 만든 영화이기에 다음 영화도 하고 싶은걸 할 예정이다"고 단언했다.
김용언 편집장의 말처럼 불한당원은 관객이 몇몇의 수치로만 표현되는 한국 영화 산업 속에서 상영종료 이후에도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영화와 그 영화가 가져온 문화를 즐기고 밀어주는 존재로 드러났다.
허남웅 평론가는 “가시적인 변화는 아니지만 불한당의 팬덤 이후 일반화된 남성 영화들의 제작이 많이 중단됐다"며 "이와 같은 작은 변화들이 추후 한국 영화의 큰 변화를 야기할 것이다"고 평했다.
메가토크는 불한당원의 등장 이후 관객의 적극적 개입과 활동이 영화 산업에 어떤 긍정적인 역할을 미치는지를 이야기하는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