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연패의 삼성과 4연패의 NC. 순위표에는 1위와 3위 자리에 있지만, 최근 연패에 빠진 두 팀은 '내일이 없는 경기'를 했다. 총력전을 펼쳤고, 마지막에 웃은 자는 아무도 없었다. 굵어진 빗줄기로 9회 10-10 강우 콜드 무승부가 됐다. 두 팀의 열전은 마치 포스트시즌 한 경기를 보는 것처럼 박진감 넘쳤지만, 비와 심판의 아쉬운 경기 운영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경기 전 "매직 넘버를 줄여야 하는데 5연패에 빠졌다"고 입맛을 다셨다. 김경문 NC 감독도 "야구 모른다. 잘 나가는 삼성도 막판에 5연패를 당하지 않는가. 우리도 아직 4강이 확정된 것이 아니다. 많이 이겨야한다"고 말했다.
삼성은 선발 마틴이 2회 3실점하자 3회 선두타자 안타 후 롱릴리프 차우찬으로 교체했다. 마틴이 이전까지 NC전 2승무패 평균자책점 2.08로 잘 던졌지만, 류중일 감독은 초반 흔들리자 미련을 두지 않았다. 더 이상 실점하면 연패 분위기에서 추격하기 힘들다는 판단. 롱릴리프 차우찬은 5회까지 삼진 5개를 잡으며 벤치 기대에 부응했다. 삼성은 4회 2점을 뽑고 5회 상대 실책성 플레이에다 중심타선의 4연속 안타에 힘입어 4득점, 6-2로 역전시켰다.
NC이 저력도 만만찮았다. 잘 던지던 차우찬이 6회 시작하자마자 내야안타-볼넷-안타로 무사 만루 위기에 처했다. 그러자 삼성은 안지만을 급히 올렸다. 안지만은 볼넷-삼진-볼넷으로 2점을 내줬지만, 마지막 삼진으로 동점은 허용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NC는 조영훈, 박정준을 연달아 대타로 투입해 5-6 한 점 차까지 추격했다.
NC는 6회부터 임창민에 이어 좌완 원포인트 손정욱을 내세워 1사 1·3루 위기에서 기민한 내야진의 협살 플레이로 주자 2명을 아웃시켜 실점을 막아냈다. 7회 원종현-8회 이민호로 필승 계투조를 줄줄이 투입했다. 그리곤 8회 삼성 마무리 임창용에게 시즌 9번째 블론 세이브를 안기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삼성은 8회 1사 2루에서 임창용을 조기 투입시켜 승리를 지키려했다. 아웃카운트 5개나 남겨둔 시점에서 임창용의 투입은 지난 4월 13일 SK 상대로 국내 복귀전 이후 처음이었다. 임창용은 2사 1·3루에서 권희동의 좌전 안타로 동점을 허용했다.
승부는 빗줄기가 굵어진 가운데 9회 한차례씩 요동쳤다. 마운드 사정이 악화돼 정상적인 경기 운영이 어려웠다. NC는 9회초 임창용은 상대로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롯데에서 방출됐다 고양 원더스를 거쳐 올해 NC 유니폼을 입은 이승재는 임창용 상대로 프로 데뷔 첫 3루타를 때려내며 3타점을 올렸다.
삼성도 허무하게 무너지지 않았다. 10-6으로 뒤진 9회말 박한이의 투런 홈런으로 10-8로 추격했다. 무사 1·2루에서 박석민의 좌전 적시타로 10-9, 1사 1·3루에서 손민한의 폭투로 10-10 동점이 됐다. 이후 빗줄기가 굵어졌고, 그라운드 흙이 비에 젖어 경기는 중단됐다. 30분을 기다렸지만, 비는 그치지 않아 경기는 10-10 강우 콜드 무승부로 선언됐다. 양팀 모두 연패 탈출에 실패,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