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구는 지난 17일 마감된 상무야구단(이하 상무)에 지원서를 냈다. 앞서 경찰야구단(이하 경찰청)에 들어가기 위해 지원했지만 탈락했다. 곧바로 상무에 지원서를 제출했다. 1차 관문인 서류 합격자 명단이 27일 발표된다. 상무와 경찰청에 지원할 수 있는 커트라인(만 27세)에 아슬아슬하게 있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상무에서 떨어지면 현역 입대도 염두에 둬야 한다.
우여곡절이 많은 2017년이다. 단국대를 졸업하고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4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었지만 지난 4월 트레이드 때 SK로 이적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트레이드로 데뷔 첫 소속팀을 옮겼다.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 속에서 시즌 타격 성적이 타율 0.188(101타수 19안타)·10홈런·18타점을 기록했다. 정확도에선 보완점이 분명했지만, 장타력은 으뜸이었다. 안타 19개 중 13개(2루타 3개)가 장타.
시즌 도루 저지율 45.8%를 기록했을 정도로 수비에선 큰 문제가 없었다. 지난 6월 14일 인천 한화전 때 태그 과정에서 왼엄지를 다쳐 45일 동안 1군에서 빠졌던 게 유일한 아쉬움이다.
현재 SK 강화 퓨처스파크에서 훈련 중인 이홍구는 "초조하다"는 말로 현재 심정을 전했다.
- 마음이 복잡할 것 같은데. "강화에서 훈련하면서 지내는 중이다. 괜찮다. 지원한 것이 잘되길 바라고 있다."
- 경찰청 탈락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 같다. "예상하지 못했지만 내가 준비를 잘 못한 게 컸다."
- 상무에서 떨어지면 현역을 갈 수 있는데. "당장 그 생각은 안 하고 있다. 구단과 상의를 해 봐야 하는 사안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미정이다. 잘되길 바라고 있다. (차선책은) 잘못된다면 그다음에 생각하려고 한다."
- 초조하진 않나. "인생의 큰 고비 같다. 회피한 것은 아닌데 결과적으로 생각처럼 잘된 게 아니니까. 걱정스럽다. 많이 초조하다."
- 올 시즌을 돌아보면 어땠나. "트레이드됐고 부상도 당했다. 가장 아쉬운 게 부상이다. 다치지 않았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러지 못했다. 그나마 10홈런을 채워서 다행이다."
- 만약 상무에 간다면 어떤 점을 보완하고 싶나. "더 성숙해져서 돌아올 것이다. 경찰청이나 상무를 다녀온 선수들이 '갔다 오면 성숙해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팀 동료인 (한)동민이 형도 '상무에 가면 좀 더 생각할 시간이 많다'고 하더라. 거기서 실패하는 것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지 않나. 가능하다면 자신감을 찾았으면 한다. 경기를 많이 뛰는 게 중요하진 않다. 경찰청이나 상무에 가면 경기에 많이 나서면서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성장했으면 좋겠다."
- 4월에 트레이드가 됐다. "생각을 아예 하지 못했다. 시원섭섭했다. 트레이드보다 6월에 다쳤던 게 더 아쉽다. 병원에서는 금방 회복된다고 했는데, 하다 보니까 재활이 길어졌다."
- SK에서 기대하는 게 큰데. "구단에서 신경 써 주는 것에 보답해야 한다. 보답하는 것은 야구를 잘하는 것뿐이다."
- 볼넷이 워낙 적은 유형이다. "선구안이 좋은 타자가 아니다. 볼넷으로 걸어 나가기 전에 치려고 한다. 볼카운트가 몰리면 불리하지 않나. 유리하게 칠 수 있을 때 하려고 하는데 맘처럼 되지 않더라.(웃음)"
- SK에선 박경완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는데. "스타일이 다르다. 처음 SK에 왔을 때 훈련을 엄청 많이 소화했다. KIA에서도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나로선 훈련량이 늘어난 느낌이 들더라. 훈련을 열심히 한 결과가 나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