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프로듀스 101 시즌2' 출신 그룹 워너원은 데뷔와 동시에 매일 기록을 써내려 가고 있다. 워너원이 움직일 때마다 '최초' '올킬' '넘사벽' 등의 수식어가 저절로 따라붙는 이유다.
워너원은 데뷔부터 범상치 않았다. 지난 7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2만 석 규모의 데뷔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빅뱅·엑소·방탄소년단 등 톱가수들만 객석을 채울 수 있다는 고척돔 무대에서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데뷔 그룹이 고척돔에서 공연을 연 건 워너원이 처음이다. 이어 데뷔곡 '에너제틱' 공개와 동시에 음원 차트 '1위 줄세우기'를 했다.
워너원의 행보와 반응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하지만 워너원의 인기에 찬사만 쏟아지는 건 아니다. 대기업 방송사의 막대한 물량 투입으로 기형적으로 급성장한 워너원의 탄생에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가요 기획사들은 방송사가 플랫폼 파워를 내세워 상권을 침범했다며 볼멘소리다. 1년 6개월 동안 워너원의 손발을 꽁꽁 묶는 계약 조건 등에도 비난이 꽂히고 있다.
▶ 음악방송 1위 싹쓸이
워너원은 일단 지상파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허물었다는 평가다. SBS를 제외한 모든 방송사에 출연했다. 타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키우고 탄생시킨 그룹을 반갑게 맞이해 줄 방송사는 없었다.
하지만 워너원은 달랐다. 방송사의 문을 활짝 열고 '모셔가기' 경쟁을 했다. 화제성, 시의성을 고려했을 때 워너원이 단연 가장 핫하기 때문이다. JTBC '한끼줍쇼', KBS 2TV '해피투게더', MBC '오빠생각' 등에 출연했고, MBC '아이돌 육상선수권 대회'와 '이불 밖은 위험해' 등에 출연 예정이다. 각 방송사의 대표 예능은 워너원이 한 번씩 휩쓸고 갔다.
데뷔 2주 만에 음악방송 올킬도 했다. 워너원을 탄생시킨 Mnet '엠카운트다운'을 시작으로 데뷔 2주 차엔 KBS 2TV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에서도 모두 1위를 했다. '뮤직뱅크'는 싱가포르편 특집 때문에 결방해 홈페이지를 통해 8월 3주 차 차트를 공개했다.
워너원은 '뮤직뱅크'에 한 번도 출연하지 않고 압도적인 차이로 1위를 했다. 20일 '인기가요'에서도 1위를 했다. 이날 1위 후보였던 워너원은 K콘 해외 공연 일정으로 처음부터 방송에 불참한다는 계획을 알려 왔다.
워너원은 KBS와 달리 SBS 프로그램에 단 한 번도 출연한 적이 없고, 이제 막 데뷔한 신인이 생방송까지 참석하지 않아 1위를 할지 관심이 집중됐다. 워너원은 집계한 성적대로 당당히 '인기가요'에서도 1위 트로피를 거머쥐며 비지상파와 지상파 통틀어 모든 음악방송에서 1위를 하며 기염을 토했다.
▶ 데뷔와 동시에 몸값='A급'
데뷔와 동시에 몸값은 A급 대우를 받고 있다. 워너원은 움직이는 광고다. 입고 걸친 모든 아이템이 곧 히트 상품이 되고 있다. 광고계에서 워너원의 몸값은 보이그룹 중 특A급인 빅뱅·엑소·방탄소년단 바로 밑으로 책정돼 있다. 아이돌 스타가 공항패션에 한 아이템을 착장해서 받는 협찬비는 최소 300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여기서 세부 조항을 조율하고, 멤버 전원이 다 동원됐을 경우에 한해 최대 3000만원까지 책정되지만 이는 극히 드물다. 통상적으로 A급 아이돌 스타가 공항패션 등으로 받는 금액이 1명당 평균 1000만원 정도다. 워너원은 평균 연령대가 어리고 이제 막 데뷔한 신인이라 명품 협찬 제안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협찬을 넣기 위해 브랜드와 홍보대행사별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계약을 했거나 진행 중인 광고 분야는 거의 전 분야다. 의류·주류·통신사·화장품 등 전 분야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프로듀스 101 시즌2' 방송 중 PPL이었던 마스크 팩이 출시 한 달이 되기도 전에 품절되면서 광고주들이 워너원을 모델로 계약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모델로 기용했을 경우, 효과가 즉각 나타나고 매출 상승세가 전주 대비 최소 300% 상승해 분야를 막론하고 광고주들이 찾고 있다. 개런티는 3개월 단발에 2억원.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몸값이 계속 올라가는 분위기다.
▶ 시한부 국민그룹, 인기 비결
전례 없는 인기 비결로 시청자가 직접 뽑은 국민그룹이라는 점이 첫손에 꼽힌다. 시청자들은 '프로듀스 101'에 투표하고, 방송을 지켜보면서 멤버들의 성장을 직접 지켜봤다. 그렇기에 마치 자신이 키운 자식 또는 아이돌 그룹인 듯 애정을 한 가득 쏟아낸다. 워너원을 향한 팬심은 모성애와도 비슷하다. 팬들은 연습생 시절부터 지지하고 응원한 멤버들이 데뷔해서 성공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 꽃길만 걷길 바라며 열렬한 성원을 보낸다.
시한부처럼 활동기간이 제한됐다는 점은 워너원의 가치를 더 높인다. 워너원 멤버 11명이 함께 활동하는 기간은 1년 6개월로 2018년 12월 31일까지다. 활동기간이 정해져 있고, 이 기간 동안 반짝 특수를 노려야 한다. 워너원의 몸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광고계 한 관계자는 "워너원은 활동 기간이 1년 반이기 때문에 6개월이나 1년 계약보다는 3개월 단발 제안이 더 메리트가 크다. 3개월에 2억원대 정도다. 1년으로 따지면 5억~6억원 수준이다. 웬만한 톱스타와 견줘도 높은 개런티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활동 기간이 정해져 있고, 가요계에서 단연 가장 핫하기 때문에 워너원의 경제가치는 엄청나다. 이제 막 데뷔해 순수하고 신선한 이미지가 강하고, 팬덤이 크다는 장점까지 있다. 워너원은 움직이는 중소기업이나 다름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