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조기에 강판당한 뒤 경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SNS에 글을 올렸다. 구단 징계가 뒤따랐다. 일본 야구계는 "외국인 선수였으니 구단 자체 징계로 그쳤을 뿐, 일본인 선수였다면 더 파장이 커졌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그 선수는 시즌을 마치고 퇴출됐다.
SNS뿐 아니라 더그아웃에서도 늘 '설화'는 벌어진다. 뜻하지 않은 말실수 때문에 상대방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일도 종종 생긴다.
이정훈 한화 스카우트 팀장은 2012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사령탑을 맡았다가 말 때문에 얼굴을 붉혔다. 당시 천안북일고 감독이던 이 감독은 한일전을 앞두고 "일본 선수들이 압축배트를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배트 안에 코르크를 넣은 압축배트는 일반 배트보다 반발력이 뛰어나 공식 경기에서 사용할 수 없다. 이 감독은 "일본 타자들이 친 빗맞은 타구도 쭉쭉 날아간다"며 "망치를 가져와서 직접 확인이라도 해 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근거를 찾을 수 없는 심리전에 불과했다. 일본은 이 논란에 전혀 흔들리지 않고 한국을 4-2로 꺾었다. 오히려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 언론의 손가락질까지 받았다. 이 감독은 경기 이후 "특정 팀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었다. 일본이 정상적인 배트를 사용한 것 같다"고 물러섰다.
1989 일본시리즈에선 오만한 멘트 하나가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됐다. 퍼시픽리그 우승팀 긴데쓰는 센트럴리그 우승팀 요미우리를 상대로 단숨에 3연승을 달렸다. 3차전 승리투수인 가토 데쓰로는 경기 이후 "시즌 막바지의 순위 경쟁 압박감보다 이 경기가 차라리 수월했다"고 발언했다.
그때 요미우리 계열사인 니혼TV 기자가 가토에게 "롯데보다 수월했나"라는 유도 질문을 했다. 롯데는 당시 일본에서 최약체로 조롱을 받던 팀이다. 가토는 엉겁결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다음 날 일본 언론은 일제히 가토의 인터뷰 기사 제목을 '롯데보다 요미우리가 약했다'로 달았다. 자존심이 상한 요미우리 선수들은 갑자기 분발해 내리 3연승했다. 요미우리는 7차전에서 가토를 무너뜨리고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