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9, 10차전 이란-우즈베키스탄 2연전에 나설 선수들의 명단이 발표된 14일 전북 현대 관계자가 전한 소감이다.
자타공인 K리그 '1강' 전북 현대는 이번 '신태용팀 1기'에 총 6명의 국가대표를 배출했다. 이동국(38)과 김신욱(29) 등 공격 자원을 비롯해 미드필더 이재성(25), 수비수 최철순(30), 김진수(25), 김민재(21)가 신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예비 명단 3명을 포함해 전체 26명 중 4분의 1에 가까운 6명을 한 팀에서 선발한 셈이다.
특히 이번 명단엔 그동안 번번이 제외됐던 이동국까지 포함돼 대표팀 역대 두 번째 최고령(38세118일)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물론 전북이 대표팀에 6명의 선수를 차출 보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울리 슈틸리케(63) 전 감독도 지난해 11월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예선 5차전 홈경기를 앞두고 한 번에 6명의 전북 선수들을 선발한 적이 있다. 당시 멤버는 이번에도 선발된 김신욱과 이재성, 최철순을 포함해 김보경(28·가시와 레이솔), 김창수(32·울산 현대), 권순태(33·가시마 앤틀러스)였다. 그 전후로도 전북에선 꾸준히 3~5명의 선수가 대표팀에 선발되곤 했다.
K리그 클래식 4회 우승, FA컵 3회 우승 그리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까지 자타공인 리그 '1강'으로 군림하는 전북다운 면모였다. 이번에도 K리그 클래식(1부리그) 12개 팀 중 대표팀에 1명도 발탁되지 못한 팀이 7개 팀이나 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전북의 '강함'이 새삼 증명된 것이다.
전북 입장에서도 반길 만한 일이다. 최고의 권위와 실력을 자랑하는 대표팀에 소속팀 선수들이 대거 승선했으니 영광이 아닐 수 없다. '리그 최강 전북'의 브랜드도 더 견고해지고 선수들의 가치도 상승하는 부수 효과도 있다.
그러나 마냥 웃기엔 여러모로 부담도 크다. 조기 소집으로 인해 K리그 일정이 조정됐다곤 해도 한창 선두 경쟁 중인 상황에서 주축 선수 6명이 대표팀에 차출되는 상황은 썩 달갑지 않다. 리그 26라운드를 마친 현재 승점 51점으로 단독 선두를 달리는 중이지만 추격자들의 기세가 만만치 않아 더욱 걱정이다. 당장 전북과 2위 울산 현대(승점 47), 3위 수원 삼성(승점 46)의 승점 차는 겨우 4, 5점 차다. 남은 경기서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 더구나 전북은 올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박탈, FA컵 조기 탈락으로 인해 리그 우승컵에 '올인'해야 하는 입장이다.
오는 27일 열리는 제주 유나이티드전은 조기 소집으로 연기됐지만 우즈베키스탄 원정 복귀(6일) 뒤 치르는 9월 9일 강원 FC전 일정은 변동이 없다. 이동국을 비롯해 '대체 불가 자원'인 이재성, 수비 라인의 핵인 최철순-김민재-김진수 등은 귀국 후 팀에 복귀해 곧바로 경기에 뛰어야 할 수도 있다. "나라가 부르면 가야 하는 법"이라면서도 내심 속이 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 하나 부담스러운 점은 이번 2연전이 가진 무게감이다. 월드컵 본선 직행 여부가 이번 2연전 결과에 걸려 있다 보니 차출 나가는 선수들도, 차출 보내는 구단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전북 관계자는 "다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경기에 우리팀 선수들이 6명이나 포함되니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며 "좋은 결과가 있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걱정스러운 마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