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팬은 ‘로또준’ 이호준의 설레발이 보고 싶다



주장이 점잔 빼면 안된다. 이럴때일수록 분위기를 띄우고 가라앉은 선수단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 NC는 지금 '로또준' 이호준(38)의 치어리딩이 필요하다.

NC는 지난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LG와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서 4-13으로 완패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난타를 당했다. 선발 이재학(24)이 1회도 채우지 못하고 ⅔이닝 5실점한 뒤 조기강판했다. 급하게 구원 등판한 웨버도 홈런 두 방을 포함해 4⅓이닝 동안 6피안타 3실점 했다. 믿었던 선수들이 줄줄이 고전하자 뜨거웠던 '다이노스' 분위기도 급격하게 식었다. NC는 1회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추가 실점을 하며 승기를 완전히 내줬다. 경험의 무게가 컸다. 박민우(21), 김태군(25) 등 포스트시즌에 나서본 적이 없는 선수들의 실수가 잦았다.

반면 LG는 자신감이 생겼다. 1회부터 포수 최경철(34)의 쐐기 3점홈런이 터졌다. 그를 안방 마님에 앉힌 양상문(54) LG 감독도 예상하지 못했던 행운의 홈런. '쌍둥이 '팀은 첫 판부터 9점차로 승리하며 무적 LG의 첫 가을야구를 열었다. 시즌 최종전까지 4위를 결정하지 못하고 지쳐있던 팀에 활력소가 생겼다.

단기전에서는 첫 경기가 중요하다. 박빙 승부가 아닌 일방적 경기로 1차전을 끝내면 남은 시리즈도 위태롭다. NC같은 신생팀에서는 경험이 많은 이종욱·손시헌·이호준·손민한의 책임이 막중하다. 이순철 본지 해설위원은 "1회 6실점 후 더그아웃 분위기를 빨리 추슬러야 했다. 신생 구단이다. 큰 경기에서 점수 차가 너무 크게 벌어졌을 때 더 당황하고 주눅이 든다. 고참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장 이호준의 '설레발'이 필요하다. 이호준은 밝은 리더십을 자랑한다. 후배를 억누르기보다 격려나 농담으로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다. 특유의 감칠나는 입담도 장점이었다. 지난시즌 초 NC가 최하위권을 전전하고 연패할 때 이호준은 일부러 더그아웃에 나와 선수들을 다독이고 좌중을 웃겼다. 김경문(56) NC 감독은 아기공룡 구단이 지난 2년 동안 일군 기적의 원동력 중 하나로 주장의 힘을 꼽곤했다. 그는 지난 1차전 뒤에도 "팬들께 죄송한 경기를 했다. 이호준이 후반에 친 홈런이 팬 여러분께 위안이 됐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독 이번 준PO에서는 이호준의 미소를 보기 어렵다. 큰 경기에서 더그아웃 분위기가 지나치게 뜰뜨는 것이 좋진 않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1차전에 받은 짙은 패배감을 떨쳐야 한다. 평소처럼 "워매, 우리 팬들도 많이 오셨는데 오늘은 재밌게 야구 해야겠네"라며 호탕하게 웃는 주장이 필요하다.


서지영 기자saltdol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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