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LG는 최근 2년 열린 연말 시상식에서 초라한 뒷모습을 보였다. 올해는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롯데는 2015년과 2016년 투타에서 모두 타이틀홀더를 배출하지 못했다. 각 포지션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는 골든글러브 수상자도 없었다. 지난해 외야수 손아섭의 골든글러브 수상이 기대됐지만 세 번째로 많은 표(100표)를 얻은 KIA 김주찬에게 10표 뒤지며 고배를 마셨다.
올해는 다르다. 시즌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는 현재 개인 기록 선두 또는 상위권에 있는 선수가 많다. 일단 롯데의 후반기 선전을 이끌고 있는 마무리투수 손승락은 지난주까지 세이브 부문 1위(25개)를 지켰다. 후반기에만 10세이브를 올렸다. 3세이브 추가에 그친 임창민(NC)을 2위로 밀어냈다. 후반기 등판한 14경기 피안타율은 0.212에 불과하다. 3할대던 기출루자득점허용률도 0.250까지 낮췄다. 세이브는 팀이 리드를 안겨야 추가할 수 있는 기록이지만 현재 페이스라면 2014년 이후 3년 만에 구원왕 탈환을 기대해 볼 만하다.
외야수 손아섭도 지난주까지 최다 안타 부문 1위를 지켰다. 개막 첫 달엔 0.276에 그친 손아섭은 이후 넉 달 연속 월간 타율 3할 이상 기록했다. 타격감이 꾸준할 뿐 아니라 8월 첫 12경기에서 네 번이나 3안타를 기록할 만큼 '몰아치기'에도 능하다. 올 시즌 "2루타 개수를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그는 8월에는 홈런도 5개를 추가하며 향상된 장타력을 선보였다. 2013년 이후 4시즌 만에 타이틀을 노린다.
박세웅도 풀타임 선발 두 번째 시즌만에 타이틀을 노린다. 지난주 등판까지 평균자책점 3.11을 기록하며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1위 라이언 피어밴드(kt)와는 0.06점 차이에 불과하다. 전반기에 비해 구위가 떨어지긴 했지만 피어밴드보다 꾸준히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대량 실점하며 무너지는 경기도 적다.
LG 역시 지난 2년 동안 빈손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노려볼 만하다. 꾸준히 타격감이 좋은 박용택은 현재 14일까지 출루율 0.435를 기록했다. 이 부문 3위다. 시즌 타율 0.360를 기록하며 타격 부문도 4위에 올라 있다.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도 현재 1순위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 김태균은 왼쪽 옆구리 부상으로 한 달 이상 결장할 전망이다. 올 시즌 LG 유니폼을 입은 차우찬도 평균자책점(3.19) 4위에 올라 있다. 최근 2년간 전반기보다 후반기에 더 강했던 투수다. 잠재적 1위 후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