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박해민(24)은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반기는 듯 밝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그는 이번 휴식기를 통해 '체력'과 함께 '초심'을 되찾는 게 목표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51) 삼성 감독은 박해민을 '히트상품'이라고 표현한다. 전지훈련 명단에도 포함되지 못한 신고선수 출신의 한 선수가 갑자기 튀어나와 맹활약을 했기 때문이다. 박해민은 총 106경기에서 타율 0.293, 28타점, 56득점, 31도루를 기록하며 공수주에서 펄펄 날았고, 이로 인해 삼성은 배영섭(경찰야구단)의 공백을 메울 수 있었다. 그는 현재 총 106경기에서 기록하고 있다. 류 감독은 "박해민의 성장세를 보는 것이 즐겁다"고 칭찬했다.
그런 박해민이 최근 주춤했다. 최근 찾아온 신체적, 정신적 부담을 피할 수 없었다. 그는 "1군 무대는 2군과 다르더라. 체력을 비축하며 해야하는데 '실수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쉴 새 없이 집중했다"며 "무작정 뛰다 보니 체력적 한계가 왔다"고 털어놨다. 그는 "선배들을 보면 1~9회까지 필요한 순간 집중하는 노하우를 갖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그게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체력적 부담이 작용하면서 박해민의 '매력'도 조금 떨어졌다. 박해민은 겉으로 드러난 성적보다 호수비와 주루 센스가 돋보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수비와 주루에서 실수가 나오기도 했다. 예전이면 잡았을 타구를 안타로 내준 적도 있다. 박해민이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휴식기 4일차를 맞은 그는 "체력이 보충된 것 같다. 그 동안 쉴 새 없이 달려왔는데 2주 동안 잘 조절해서 체력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박해민이 휴식기를 반기는 또 하나의 이유는 '시간'이다. 그는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좋아했다. 박해민은 "어떻게 해서 내가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고 얘기했다. 그는 "처음 1군에 올라왔을 때 '근성있게 열심히 한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최근에 '설렁설렁한다'는 이야기도 있더라"며 "체력이 떨어지면서 그런 모습이 부족했던 것 같다. 휴식기 뒤 개인 성적이 올라가면 좋겠지만 그것보다 '열심히 한다' '이 악물고 한다'는 모습을 끝까지 듣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