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열린 2017 신인 드래프트를 눈여겨 본 외국인선수가 있다. 한화 투수 파비오 카스티요(27)다. 카스티요의 눈길이 머문 곳은 SK 6라운드. SK가 지명한 선수는 마이너리그 유턴파 남윤성(29)이었다.
남윤성과 카스티요는 인연이 있다. 두 선수는 텍사스 산하 마이너리그 조직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남윤성은 "남미 선수들 중에선 가장 친했다"고 회상했다. 남윤성은 2007년, 카스티요는 이보다 1년 빠른 2006년 마이너리그 루키리그를 뛰었다. 그러다가 2009년 싱글A 히코리 크로대즈에서 선발과 불펜으로 활약했다.
친해진 계기는 교육리그였다. 남윤성은 "입단 첫해에 도미나카공화국으로 교육리그에서 45일 뛰었다. 그때 같이 지내면서 친해졌다"고 말했다. 2009년 남윤성은 9승(1패)을 거두며 팀내 최다승 투수였다. 88⅓이닝 동안 삼진 102개를 잡아낼 정도로 기대주였다. 카스티요도 스윙맨으로 40경기에 등판해 3승6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했다. 남윤성은 "카스티요 집에 놀러가서 내가 음식을 만들어주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두 선수 모두 메이저리거 꿈은 이루지 못했다. 남윤성은 2011년 싱글A를 끝으로 도전이 좌절됐다. 부상 때문이었다. 카스티요도 샌프란시스코-볼티모어-신시내티-샌디에이고를 거치며 트리플A까지 진출했지만 메이저리그 데뷔에는 실패했다. 그러다 지난 6월 알렉스 마에스트리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한화와 계약했다.
두 선수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간간히 연락을 주고받았다. 22일 드래프트가 끝난 뒤에는 "조만간 밥 한 번 먹자"고 전화 통화를 하기도 했다. 카스티요는 누구보다 남윤성의 지명을 반겼다. 그는 "축하한다. 나 또한 기쁘다. 좋은 선수기 때문에 잘 해낼 거라고 믿는다"고 축하인사를 건넸다.
남윤성의 감회도 남다르다. 2012년 1월 텍사스에서 방출된 후 어렵게 SK에 입단하게 됐다. 그는 "인연이 신기하다. 앞으로 잘 하는 일만 남았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