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1~3위를 달리고 있는 세 팀에는 외국인 에이스가 있다. KBO리그에 특화된 외국인 선수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두산 더스틴 니퍼트(35), NC 에릭 해커(33), 넥센 앤디 밴 헤켄(37)이다.
니퍼트는 두말 할 필요가 없다. 한국에 처음 온 2011년 이후 줄곧 막강했지만, 올해는 최고의 성적까지 올리고 있다. 29일까지 17승으로 다승 단독 선두에 올라 있고, 평균자책점도 3.11로 역시 1위다. 탈삼진도 113개로 1위와 8개 차다. 올 시즌 두산은 선발 투수 4명이 모두 다승 5위 안에 이름을 올리면서 '판타스틱 4'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니퍼트는 그 가운데서도 선봉장이다. 지난해 정규시즌에선 부상으로 고생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무시무시한 피칭을 하면서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앞장섰다. 최고 에이스의 위엄이다.
해커는 시즌 중반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팔꿈치 통증으로 오래 전력을 이탈했고, 아내가 미국에서 둘째를 출산하면서 한참 더 자리를 비웠다. 29일 현재 16경기에 선발 등판해 97이닝을 소화화는 데 그쳤다. 그러나 벌써 10승을 쌓아 올렸다. 나갈 때 자주 이겨준 덕분이다. 특히 지난 달에는 그라운드 밖의 문제로 악재가 많았던 NC 선발진을 떠받쳤다. 8월에만 4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 1패, 평균자책점 1.26을 기록했다. 에이스의 진짜 귀환이다. 2013년부터 한국에서 뛰었던 내공이 보통이 아니다.
니퍼트와 해커의 활약이 예견됐다면, 앤디 밴 헤켄은 넥센에게 떨어진 '깜짝 선물'이다. 라이언 피어밴드를 kt로 보낸 넥센은 세이부에서 방출된 밴 헤켄을 얼른 낚아챘다. 밴 헤켄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58승을 올린 모범 외국인 투수였다. 밴 헤켄은 오자마자 호투쇼를 이어갔다. 6경기에 선발 등판해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22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넥센은 밴 헤켄이 등판한 6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지난해까지 '천적'이었던 NC를 바짝 추격해 2위 자리까지 넘볼 수 있게 만든 일등공신이다.
무엇보다 이들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중요한 순간에 맞붙게 될 '1번 카드'들이다. 니퍼트와 해커, 밴 헤켄 모두 이미 포스트시즌에서 막강한 모습을 보인 전력이 있다. 가을잔치를 향해 나아가는 1~3위 팀 마운드에 든든한 기둥이 우뚝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