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투성이 패배였다. 또다시 페널티킥을 내줬고, 주장 기성용(스완지 시티)은 부상을 당했다. 2연패를 떠안았고, 이제 남은 경기에서 패하면 21세기 최초의 월드컵 조별리그 3전 전패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까지 안게 된다. 최악의 상황에 처해있지만, 그래도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 멕시코와 경기서 1-2로 패했다.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만회골이 터지긴 했으나 동점까지 만들기엔 남은 시간이 너무 짧았다. 1차전 스웨덴과 경기서 0-1 패배를 당한 한국은 2차전에서도 페널티킥을 내주며 2연패를 당해 사실상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 나선 김영권은 "두 경기 연속 페널티킥이 나왔다. 첫 경기도 두 번째 경기도 운이 안 좋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장)현수가 막으려고 태클을 했는데 운이 없었다"고 얘기한 김영권은 실점 직후 수비가 무너진 점에 대해 "만회골을 넣으려니 수비수 뿐만 아니라 2선과 1선이 더 공격적으로 움직였다. 뒷공간이 넓어져 상대가 들어왔던 것 같다"며 "수비수들이 더 신경을 써서 막아야 하는 부분이었다. (손)흥민이가 만회골을 넣어준 게 다행이었다"고 반성했다.
독일-스웨덴전의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한국은 어찌됐든 마지막 독일전에 꼭 이겨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16강 진출의 가능성은 둘째치고 2패로 대회를 마무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영권은 "아직 독일의 세밀한 플레이까지는 보지 못했다. 가능성은 낮지만 그 작은 가능성을 어떻게 뚫어야 한다"며 "전력적으로 선수 개개인이 밀리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멕시코가 독일을 이겼던 것처럼 우리도 이기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이를 악물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지만 1~2차전에서 했던 것보다 더 잘 준비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진 김영권은 "최대한 우리가 3전 전패는 하지 말자고 생각하며 매 경기를 뛰었다. 최선을 다했는데 3패가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아서 3패가 되는 일만은 막자고 했다"고 선수들의 각오를 전했다. 이어 "마지막 경기라도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로 독일전에 대한 출사표를 전하고 믹스트존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