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후반 개인 타이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신인왕의 향방도 쉽게 점치기 힘들어 보인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활약해온 박민우(21·NC)에게 조상우(20·넥센)와 박해민(24·삼성)이 도전장을 내민 양상이다. 각자 확실한 강점을 갖고 있어 남은 시즌 더욱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셋 모두 '중고 신인'이다.
◇ 박민우 '신인 역대급 성적'
2012년 NC에 입단한 박민우의 경쟁력은 성적이다. 시즌 개막전부터 팀의 리드오프로 낙점된 그는 타격 능력뿐 아니라 빠른 발로 팀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26일까지 타율 0.312, 77득점, 39도루로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화려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특히 박민우는 3할대 타율로 시즌을 마친다면 1998년 강동우(40) 두산 2군 코치 이후 16년 만에 신인 3할 타자가 된다. 도루 부문에서도 1994년 유지현(43) LG 코치가 기록한 51도루 이후 20년 만에 신인 40도루 이상에 도전한다. 역대 어떤 신인과 비교해도 돋보이는 기록이다. 김상수(24·삼성)의 독주로 멀어진 도루 타이틀의 아쉬움을 신인왕 수상으로 달래려는 의지도 크다.
◇ 조상우 '타고투저 속 호투'
2013년 데뷔한 조상우의 강점은 상대성이다. 올 시즌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으로 3할 타자도 예전만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박민우도 현재 26위에 머무르고 있다. 반대로 투수들의 기록은 저조하다. 이런 상황에서 조상우는 26일까지 34경기에 등판해 49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36, 피안타율 0.215, WHIP(이닝당 출루 허용) 1.15으로 단연 돋보이고 있다. 지난 5월 무릎 부상으로 두 달여간 자리를 비워 필승조의 상징인 홀드(8개)가 적은 것은 아쉽다. 불펜 투수이기 때문에 규정이닝을 채워 공식 순위에 진입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타고투저 시대에 신인 투수의 기록이라면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 박해민 '후반기 상승세'
박해민은 분위기가 좋다. 2012년 신고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그는 올 시즌 92경기에서 타율 0.308, 53득점, 25도루를 기록 중이다. 준수한 성적이지만 아직 박민우에 비해서는 부족하다. 그러나 시즌 전체로 볼 때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어 주목된다. 주로 대주자·대타로 출전하던 그는 지난 5월 첫 선발 출장 기회를 얻었고 이후 폭 넓은 수비와 번트 감각으로 자신을 어필해 주전 중견수를 꿰찼다. 7월엔 감독 추천으로 올스타전에도 선발됐다. 기회가 많아지면서 타격에도 눈을 떴다. 8월 들어 박민우가 타율 0.234로 부진한 사이 박해민은 0.321을 기록해 격차를 좁히기도 했다. 스스로도 경쟁심이 생겼다. 그는 "아무리 수상 가능성이 적어도 경쟁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타율은 많이 좁혔지만 여전히 도루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에 조금 더 욕심을 내보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