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33)이 대표팀 사령탑에게 충분한 시간을 보장하지 않는 한국축구의 근시안적인 행태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박지성은 22일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가입식을 가졌다. 행사 후 잠시 진행된 인터뷰에서 홍명보 전 감독 사퇴 이후 공석이 된 차기 대표팀 사령탑에 대한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국내 감독과 외국인 감독 중 어느 쪽을 선임하는 것이 맞다고 보느냐"고 묻자 박지성은 "누가 되느냐보다 대표팀 감독이 장기플랜을 갖고 이끌어갈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국내 감독이든 외국인 감독이든 일단 능력있는 사람을 데려와야 한다. 그 후에는 충분한 시간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지성은 "대표팀 감독은 결과로 말하는 직업이 맞다. 대표팀 감독에게는 클럽 팀처럼 많은 훈련시간이 주어지지도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그만큼 긴 시간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대표팀 감독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역량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선수들에게 동기를 잘 전달해 그들이 그라운드에서 100%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 줄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지성은 이날 아너 소사이어티 총대표인 최신원 경기 공동모금회장에게 1억원을 전달하고 555호 회원으로 등록됐다.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중 스포츠 스타 출신은 박지성을 포함해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 프로야구의 류중일 삼성 감독과 김태균(한화)·진갑용(삼성), 프로골퍼 최나연과 김해림 등 7명이다. 박지성은 "나눔은 모두의 행복을 위한 첫 걸음이라 생각한다"며 "내가 신인에서 국가대표, 프리미어리거로 힘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께서 보내주신 크나큰 성원과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과분한 영예의 시간을 마감하면서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싶었다"고 가입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