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편의 역사 교과서 같은 한국 영화가 등판한다. 진정성 넘치는 시대극이다. 너무 잘 알지만 알지 못했던 묵직한 메시지가 관객들을 울릴 수 있을지 관심사다.
영화 '대장 김창수(이원태 감독)'가 19일 개봉한다. '대장 김창수'는 1896년 명성황후 시해범을 죽이고 사형선고를 받은 청년 김창수가 인천 감옥소의 조선인들 사이에서 대장으로 거듭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다.
더 쉽게 말해 백범 김구 선생읜 청년시절 이야기다. '김창수=김구'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배우들 역시 영화 제작 이야기를 듣고, 영화 내용에 대해 논의할 때 보다 더 확실히 알았다고 고백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봐야 할 작품이라는 반응이다.
문제는 상업적으로 얼마나 손이 가느냐다. '대장 김창수'에 앞서 개봉한 '남한산성(황동혁 감독)'은 감독·배우·스태프 등 충무로 에이스만 뭉쳐 근래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물었던 '좋은 작품'을 만들어냈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에는 실패했다. 당연할 줄 알았던 흥행은 또 당연하지 않게 돼 버렸다.
'대장 김창수'도 비슷하면 비슷했지 다르지 않다. 개봉 전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먼저 관람한 관객들 중 영화를 보고나서 후회한 관객은 없지만, 고민없이 티켓팅을 하기에는 고민되는 지점들이 상당할 수 있다. 인물에 대한 보편적인 낯설음과, 베일벗기 전부터 퍼진 노잼 분위기를 극복해 내는 것이 '대장 김창수' 흥행의 최대 관건이다.
통쾌한 한 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16부작 드라마를 한데 엮어놓은 듯한 느낌이 강하다. 혹자는 충무로 배우들이 출연한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라며 비교하기도 했다. 영화같은 실화지만 그 실화를 영화로 다시 옮길 땐 영화만의 매력이 있어야 마땅하다.
몇 년에 걸쳐 어렵게 김창수를 연기하기로 결정한 조진웅, 생애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한 송승헌, 그 외 수 많은 조·단역 배우들의 열정은 영화의 진정성과 일맥상통한다. 역사적 왜곡도 잘 피했다. 다만 착한 영화는 좋은 영화가 될 수 있지만 무조건적인 흥행작이 될 수는 없다. 결국 관객과 소통할 때 흥행은 뒤따르게 돼 있다.
역사적 인물을 주인공으로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많다. 대표적으로 최민식표 이순신이 압도적이었던 '명량'이 있다. 이들 작품들의 강점은 '국민'을 '팬'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 과연 '대장 김창수' 역시 관객들을 등에 업고 흥행 꽃길을 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