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디스 벗 구디스] 카멘 샌디에고(Carmen Sandiego)의 시간 여행
일간스포츠

입력 2006.01.11 23:49

사회 과학적 지식의 오락화에 성공한 기념비적 게임

1980년대 후반부터 애플II 호환 PC용 시리즈물로 계속 발표됐던 <카멘 샌디에고의 시간 여행> 시리즈는 브로더번드(Broderbund)사가 제작한 교육용 게임의 고전 중 하나이다. 세계를 안방처럼 드나드는 악명 높은 여성 범죄자 카멘 샌디에고와 그 일당을 추적해 잡는 것이 목적인 이 게임의 원래 제작 의도는 미국 중학생들의 지리 교육을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정작 이 게임에 열광한 이들은 학생들만이 아니었다. 다양한 계층이 카멘 샌디에고와의 유쾌한 지적 추격전에 빠져들면서 게임은 오락성과 전문성이 보강되어 시리즈물로 자리잡게 됐다.

카멘 샌디에고 시리즈를 여러 각도에서 살펴보면 게임을 즐기는데 있어 해박한 사회과학적 지식이 요구된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만일 카멘 샌디에고가 명화 <모나리자> 를 훔치려 한다는 단서를 찾았다면 게이머는 즉시 모나리자가 걸려 있는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으로 향해야 한다. 게임을 즐기는 동안 이용자는 시각적인 지리 정보와 더불어 예술 역사 문화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적 체험을 하게 된다.

게임의 올바른 끝(그녀를 체포하는 것)을 원한다면 백과 사전은 물론이고 도서관을 뒤져서라도 정보를 찾아야 한다. 이 게임이 풍미한 1980년대는 인터넷은커녕 모뎀 접속조차 상상할 수 없었던 시기였다. 게임에서 유발된 사람들의 지적 갈증이 얼마나 컸을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카멘 샌디에고의 시간 여행> 이 가진 교육적 우수성의 핵심이다.

게임의 사회적 반작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지금이지만 사실 청소년과 게임의 함수관계는 1980년대 말부터 기성세대의 걱정거리 중 하나였다. 그러나 당시 게임 개발자들은 <카멘 샌디에고> 와 같은 교육적이면서도 재미있는 게임을 개발해 멋지게 화답해주었다. 미워할 수 없는 대도 카멘 샌디에고의 복귀가 절실해 지는 요즘이다.

차승우/ 게임 저널리스트ㆍ대신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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