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속에 개발자의 세레나데가?
일간스포츠

입력 2006.01.11 23:59

동물도 자기 영역에 흔적을 남긴다. 주로 ‘응가’를 통해서지만.

게임 개발자들이라고 이런 욕구가 없을까. 게임개발자와 신(神)은 비슷한 구석이 있다. 신이 세상을 창조했다면, 게임개발자는 컴퓨터 언어를 이용, 게임 속 세계를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자신을 닮게 인간을 만든 하느님의 마음과 비슷한 구석이 개발자들에게도 있을 게다.

공식 크레디트도 있지만, 복장부터 사고까지 자유분방한 게임 개발자들은 이런 데 만족 못한다. 게임 곳곳에 개발자들의 재기 넘치는 암호(일명 이스트에그)들이 숨겨져 있다.



■ 신을 닮고 싶은 마음?

<비앤비> 와 <디지팡> 등 ‘크레이지 아케이드’(www.crazyarcade.com)의 게임을 보면 귀여운 캐릭터가 많다. 그 중 특히 눈에 띄는 캐릭터는 해적선장 ‘로두마니’와 말썽꾸러기처럼 생긴 ‘밴드’. 그런데 알고 보면 이들은 게임개발자 정영석, 윤정항 씨를 본뜬 캐릭터다. 생김새는 물론 이름까지 제작자의 아이디를 조금 변조했다. 흙 대신 컴퓨터 언어로, 사람 대신 캐릭터를 빚은 셈(?)

<어둠의 전설> 의 상인 NPC도 현재 넥슨의 대표인 정상원 씨가 이 게임을 만들 무렵, 자신의 모습을 본떠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의 모습은 또한 ‘큐플레이’(www.qplay.co.kr) 속에도 볼 수 있다. 후배 개발자들의 헌정 캐릭터다.

■ 게임 속에 새겨진 세레나데~.

위대한 예술작품의 이면엔 이성에 대한 사랑이 담겨있다. 게임도 예술이라면, 이를 거스를 수 있을까. <바람의 나라> 의 왕초보 사냥터의 다람쥐의 목소리엔 슬픈 사연이 숨어있다. 귀를 기울여 보자. 누군가의 이름이 들린다. 이 게임을 만들었던 박 모씨가 자신의 여자친구 이름을 넣어놓았던 것. 하지만 무심한 사랑이란….

한편 <씰 온라인> 의 몬스터 ‘윈디’는 남자 게임 개발자가 자기 회사의 여자 홍보담당자에게 호감을 사기 위해 그녀의 닉네임을 따서 만든 예쁜 캐릭터. 그리고 실제 그녀가 목소리를 녹음했다.(그렇다면 성공했다는 이야기?) 호감을 사기 위해 만들었으니, 예쁠 수 밖에.

■ 사장님, 여기요!

게임 회사 사장은 오프라인에만 바쁜 게 아닌가 보다. <탄트라> 의 대머리 고승 ‘바난타’는 이 게임을 서비스 중인 한빛소프트 김영만 대표를 본뜬 캐릭터. 헤어스타일 등이 그를 빼어 닮았다. 직원들의 무언의 압력에 음성까지 직접 더빙했다.

한편 <씰 온라인> 에는 이 게임을 서비스하는 그리곤 엔터테인먼트 조병규 대표의 독특한 검정색 뿔테 안경이 등장한다. 회사 내에서는 ‘사장님 안경’으로 통하는 이 안경은 게임에서는 배트맨 아이템으로 등장해 유저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임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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