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수재민 돕기 무관심 아쉬워
일간스포츠

입력 2006.01.12 00:26

‘ <리니지> 유저들, 아이템 모아 1234만원 성금.’

‘ <씰 온라인> 유저들, 사이버 머니 모아 1004만원 성금.’

뉴스 프로그램 말미, 이런 소식이 듣고 싶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태풍 ‘매미’가 할퀴고 갔다. 웃음 속에 명절을 보내야 할 이웃들의 통곡 소리가 들렸다. 사회적으로 돕기 운동이 벌어졌다. TV 화면 왼쪽 모서리엔 ARS 번호와 함께 모금액 액수가 차곡차곡 쌓였다.

세금을 거둬 제대로 된 사회안전망을 세우지 못한 국가의 실책은 일단 차치하자. 온라인 게이머들은 지난 2주간 무얼 하고 있었는가.

온라인게임을 모르고 게임을 통해 이뤄진 커뮤니티를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이들에게 게이머들은 온라인 속의 아름다운 인간관계에 대해 자랑했다. 게임을 통해서도 따뜻한 온기를 나눌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결코 이런 일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경쟁할 것이 아니다. 따뜻한 손길은 어느 것이든 아까웠다. 텔레비전 모서리에 쌓여가는 숫자와 대비해 온라인 게이머들의 무반응은 너무 아쉬웠다.

<세피로스> 와 ‘게임빌’ 등 몇몇 게임에서 뒤늦게 ‘매미’의 피해를 입은 수재민들을 돕기 위한 이벤트를 펼치기도 했다. 좋은 의도였지만 너무 늦었고 미약했다.

게이머들은 기억한다. 몇년 전 Rh- 혈액이 부족한 환자를 위해 <리니지> 게임 상에 공지가 떴고, 게이머들이 적극적인 협조로 그 환자는 필요한 피를 얻을 수 있었다. 그 밖에도 아름다운 미덕들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그런데 이번엔 아니었다. 가만히 손 놓고 있던 게임 서비스 회사들에게도 묻고 싶다. 참여는 물론 게이머들이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장을 마련하도록 돕는 것은 게임사의 역할이다. 게이머와 게임회사는 온라인게임에 대한 사회적 몰이해와 무지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아이템 모금 등 방법은 여럿 있을 것이다. 상상해 보자. 온라인 게이머들이 오프라인을 돕는 아름다운 광경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온라인게임 회사들은 사회적 위기상황에서 게이머들의 따뜻한 손길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자. 위기는 언제 닥칠 지 모른다.

임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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